서천 / 매사추세츠 서부 한인회장

황하문명을 시발로 5000년을 내려온 중국의 역사에서 인간 생체리듬의 흐름을 파악하고 천지자연의 이치를 담아낸 백가쟁명(百家爭鳴/Contention of a Hundred Schools of Thought)과 손자의 병법을 다 흩어보아도 보이지 않은 적을 상대하는 처세술은 없다.
전문가란 이론과 경험이 축적되어 이를 잘 활용하고 체화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아쉽게도 covid19는 전문가가 없다. 이는 지상에 처음 나왔다는 말이다.
세상은 인간이 구축해 놓은 인식체계의 오랜 경험으로 사물을 정의하고 유추해서 발전한다.
이에 비추어 문명 시스템이란 공동체의 이익을 기반으로 형성된 집단일 것이다. 그 속에는 내가 있어야 하고 나의 여러 개가 모인 우리라는 집합 공동체가 세상이다. 이는 개인주의에서 공공의 이익을 바탕으로 형성된 전체주의가 공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많은 나라가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획일화된 경험을 했을 것이다. 내가 없으면 존재의 가치를 증명할 방법이 없다.
이는 피아식별을 해야 하는 지금의 현실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가령 상대가 눈에 보이지 않으니 인간인 우리가 숨는 것이다. 흩어지면 살고 모이면 죽는 이 아이러니한 현실을 겪고 있다. 빅 데이터 조차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린 초 마이크로 미생물 앞에 인간의 존재를 다시 정의해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민주주의란 대의 원칙이 모든 걸 담아내고 도도하게 흐르는 바다와 같다.
안과 밖의 경계 양단을 취하는 영지(英智)를 가진 것이 인간이라면 covid19는 인간이 가진 먼저와 나중 이것과 저것에 대한 구별이 없다.
하여 최고의 방어는 사회적 거리두기이며 이를 성공적으로 이끈 근기 있는 대한민국을 모국으로 둔 우리는 자랑스럽다. 재외동포로 살면서 모국이 뒤처지거나 힘이 없으면 우리도 덩달아 어깨가 처지는 일 경험했을 것이다.
이제 현실은 여기 우리가 서 있는 땅 미국이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동선 조차 파악되지 않는 이 거대한 땅과 복잡한 행정 시스탬은 우리를 불안하게 하지만
문명 에꼴로지(civilization pride)로 지난 세기 미국이 가진 자산을 총 동원해 극복하기를 소원한다.
우리가 이 땅에 온 이유가 틀리지 않기를 바라며 유발 하라리(Yuval Harari)가 말하는
휴민트(HUMINT)의 근접감시(over the skin)에서 밀착감시(under the skin)로 전환되지 않고
이쯤해서 covid19가 사라지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