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시" 이야기
[시인 신영]
보스턴 에서 활동하는 신영씨는 "하늘"이라는 필명으로 시, 칼럼, 여행사진 등 왕성한 창작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와 계셨군요
/신 영
봄 아지랑이 곰실대며 춤을 추고
봄 햇살 눈살을 간지럼 태우는 날
개울가에 버들잎 하나둘 오르고
버들강아지 앞다투어 눈을 뜨는 날
여린 버들가지 꺾어
풀피리 만들어주시던 당신
차마 잊을 수 없어
눈물 훔치며 지낸 수많은 날
그 그리움 애써 삼키려
참았던 울음은 목에 가시처럼 남아
목울대에 까만 멍을 만들고
멍울 자국보다 더 짙은 그리움
이맘때면 당신 그리움에
어린아이처럼 두리번거리길 얼마
어쩔 줄 몰라 칭얼대고 싶은 날
내 곁에 당신이 와 계셨군요
시작노트
어머니 마흔셋,
아버지 쉰에 얻은 늦둥이 막내딸.
빛바랜 어릴 적 기억에 머문 아버지의
끝없는 그 사랑은 추억이 되고.
이른 봄이면 냇가의 시냇물 소리 들리고
솔솔 봄바람에 실려 아지랑이 옴실대는 한낮
아버지는 물먹은 버들강아지 가지 꺾어
풀피리를 해마다 이맘때면 만들어주셨다.
아, '내 아버지' 몹시도 그리운 날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