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언영 (서울 거주)

얼마전의 일이다.
 

낯선 전화가 걸려왔고, 무시하려다 받게된 전화에서 낯선사내의 음성이 들렸다. 이런 저런 몇마디를 나누다보니 상대는, 아마도 청소년기의 나를 아는 남학생이었던 모양이다. 예의상 상대의 이야기에 가벼운대응을 하는데, 내가 '첫사랑'이란다.
 

도무지 기억이없다.
 

그닥 천성이 이런류의 뜬구름잡기엔 약한지라, 안해도 될말을 하고 말았다.

'아마도 나는 당신의  첫사랑이 아니라, 첫 짝사랑이었나보다고!'

딱 찝어 다잡아주고 나니, 웃음도 나고 쓸데없는일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웃자고 하는얘기에, 죽자고 덤빈꼴이 되었다.

눈을 감고 떠올려보니, 내게는 첫사랑도 선명하지는 않은것같다.
나의 주장을 뒷바침하자니, 첫 사랑은 '둘이 함께 교감한 교제'가 첫사랑이 아닌가 싶었다.

내 첫사랑은 짧았지만,따뜻했고 나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만으도 나의 교만은 극에 달했던것 같다.

무언가를 너무나 아끼고 사랑하다 보면, 어느 순간 나 없이 그것이 존재하지 않으리라 생각하는 교만이 싹튼다.

하지만 그런 건 존재할 수 없다.

 

내 첫사랑두 그랬다.그애는 첨부터 좋아한다, 사랑한다 고백했지만ᆢ돌이켜생각하면, 그애만큼 무한사랑을 준 이도 없는듯 느껴지지만!

소녀두 아니고 여자두 아닌 겨우 여자인척하는 계집아이티를 벗을때였기에, 그의 고백을 즐기고 믿었지만 난 그렇게 그를 밀어내었다.

우린 너무 어렸다.미래를 꿈꾸기도 사랑을 논하기엔, 감정을 앞세워 사고를 치기에도 어정쩡한 시간에 머무를뿐이었다.

겨우 청년티를 내는 소년에겐, 미래의 약속을 기대할수 없었다.

 

대개의 경우, 나 없이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 너무나 아끼고 사랑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내 곁에 없을 때 특히 더 그렇다.

내게 첫사랑은 너무나 나를 좋아하고 사랑한다하기에, 난 그가 영원히 내 옆에 붙박이로 있어주는 그런 존재일거라 착각했다.

헌신적이고 무한한 애정을 보내던 내 첫사랑은 나의 철없음과 교만으로, 떠나보냈다.

 

한아름의 상처와 청년티를 벗어난 사내의 순정에 상처를 입혔건만, 죄의식도 없이 그를 떠나보냈다.

 

누구나 이별을 겪는다. 그리고 문득 철들어 첫사랑이 그때였음을 깨닫고,돌아보니 그는 없었다.

애절하고 아팠지만 첫사랑은 내가 애써 밀어내는만큼, 저 멀리 있었다.

 

돌이켜 후회했지만, 밀어낸다고 밀려나 저만치 서있음에 화를 내고.끝내 내마음은 깊이 숨긴체, 내겐 첫사랑이 없다고 했다.

돌이켜생각하니, 수십년전의 일이다.작은 사랑의 멜로디는 그렇게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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