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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나무에게 묻다.

밖을 나갔다.

바람이 차다.

 

만주 벌판의 차가운 겨울 만큼이나 몸과 마음이 차갑다.

산맥이 없는 겨울바람은 헐벗은 나무를 시험이라도 하듯

매섭게 흔들어 대지에 뿌리 내린 존재의 깊이를 확인 하는 듯하다.

문득 내가 나무이기도 하고 바람이기도 하다.

이것이 시련인가? 일상 일것이다.

 

계절에 맞게 옷도 입고 추위를 견디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 하여야 겠다.

나무를 본다. 바람에 의해 흔들리면서 서로가 나를 건드리지 말라고 신경질을 부리는 듯하다.

서로가 바람 탓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를 흔들지 말라고...

각각의 삶이리라.

 

더불어 숲을 이루고 있으나 독립된 나무들 모양과 색 크기와 종류 이 나무를 누가 거기 있으라 했는가?

스스로의 생명력에 의해 이 넓은 대지에 비탈지거나 바위틈 혹은,

물가에 뿌리를 내리고 그렇게 서 있는 것이다.

 

사람과 서로 교감하고 동친 한다는 것.

양보가 아니라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기 위해서는 무엇이 결여된 것일까?

신선한 노동을 하여 밥을 먹고 산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이곳 교민들 모두가 혹은 일부가, 헐벗은 나무와 별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든다.

바람과 마주서서 스스로 대견해 하는 사람들.

혹은 스스로 바람을 일으켜 주위를 환기시키며...

오늘도 그렇게 서 있는가?

 

높은 산이 없는 이 대륙의 생김대로 이곳 사람들의 마음을 느낌은 假人이 던가?

 

서로가 흔들거나 흔들리면서 아픔을 느낄 때 누가 누구를 탓하는 일은 참 바보 같은 물음이리라.

나무는 바람이 불면 흔들려야 하는 운명인걸.

버티지 못하면 부러지거나 쓰러져야 할 운명인걸!

누가 붙들어 줄 것인가 ?

 

좋으면, 한 없이 좋은 사람들.

너무 잔가지를 제거하지 말자.

봄이 오면 저 여린 가지에 잎이 나고 꽃이 피는 걸.

 

11월 메사추세츠 첫눈이 내리던 날

서천 (메사츄세츠 서부한인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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