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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nah"의 산책

사병이란

​며칠 전 홍성에 내려 왔다. 친절하고 자상하신 85세 되신 남변호사님께서 직접 운전하셔서 '안면도'와 청양의 '칠갑산'을 두루두루 구경시켜 주시고, 맛있는 식사까지 대접해 주셨다. 백여년의 유서 깊은 '덕산온천'에서 목욕도 실컷 즐기고, 오늘 전주로 왔다.


홍성할머니(남변호사님 사모님)께서 손수 쑥을 뜯어 만드신 아직 따뜻한 쑥개떡 네 개와 삶은 계란 두 알을 손에 쥐어 주시며, 내년에 다시 오라시며 배웅해 주셨다. 한산한 홍성역에서 무표정한 기차표 판매원을 뒤로 하고, 일반 열차 '무궁화호'를 타고, 천천히 달리는 완행 열차의 창 밖 풍경을 즐기다 보니 어느덧 익산(이리)에 도착했다.

 

충청도 사투리를 쓰는 남편은 남보다 앞서 가는 것 보다는 뒤에서 천천히 따라 가는 것, 고속열차보다는 완행 열차를 좋아한다.


낯선 익산에서 내려 덜컹거리는 시외버스를 탔다. 지공거사의 나이지만 교통카드(미국 시민이므로 젊은 이처럼 현금으로 충전하는..)를 사용하는 남편이 버스 밑 짐칸에 짐가방를 넣느라 쩔쩔 매도, 전주에 몇 시에 도착하느냐고 물어도 기사님은 시침 뚝...


전주에 내렸다. 숙소에 가려고 택시를 타는데 트렁크에 짐 넣느라 우리가 끙끙거려도 모른 척하는 기사님, 택시 안에서 객지에 와서 쩔쩔매는 우리 부부의 대화를 듣고 동정심이 드셨는지, 알고 보니 괜찮은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드셨는지 기사님이 갑자기 친절 무드.... 내릴 때 택시값에 팁도 드리고 남은 쑥개떡 두 개를 선물로 드렸더니 함박 웃음... 왜 사람들은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불친절하고, 아는 사람들에게만 친절한지? 


내가 40년간 살아 온 미국 사람들은 처음 본 사람들에게도 친절을 베푸는 것 같은데...

Boston Life Story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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