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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17일

6번홀 : 골프 그리고 매너와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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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17년 9월 17일

 

골프채를 처음 잡고 머리 올리러 가는 날 (필드에 처음 나가는 날) 선배 골퍼가 우려섞인 목소리로 몇가지 골프 에티켓을 말해준다. 첫째, 티잉그라운드에는 플레이어 외에는 올라갈 수 없으니 밑에서 기다려라. 둘째, 벙커샷 후에는 반드시 모래를 정리하고 나와라. 세번째, 그린에서 남의 퍼팅라인(Putting Line: 그린위의 볼과 홀을 직선으로 이은 선)을 절대 밟지 마라. 이 외에 지켜야 할 사항이 너무도 많지만 우선 이 세가지만 명심하고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한다.

 

그렇지 않아도 필드에 처음 나가 모든게 어리둥절해서 내 볼 하나 다루기 힘든 마당에 참 하지 말라는 것도 많다. 처음에야 이것저것 신경쓸 겨를없이 골프선배가 시키는데로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나서 나도 어느정도 초보자에게 이러쿵 저러쿵 골프에 대해 말 할 정도가 되어서야 그때 내 골프 선배가 왜 그렇게 신신당부 했는지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골프란 운동은 플레이어의 매너 즉 에티켓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운동이다. 그런데 이 골프의 에티켓을 곰곰 살펴보면 규칙 모두가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플레이어를 위한 배려로 가득차 있다. 다시말해 상대방이 가장 편하고 안정된 마음으로 최상의 조건에서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내가 배려해 주어야 하는 모든것들을 나열한 것이다. 골프도 경기임에 틀림없는데 나 자신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라니… 참 어이없는 규칙이기는 하지만 매력적인 규칙임에 틀림없다. 오죽하면 골프규칙집 서론에 "골프 규칙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코스에서 항상 다른 플레이어를 배려하는 일이다" 라고 분명하게 밝혀 놓았을까!

 

자! 이제 나의 '골프와 인생' 여섯번째 홀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오늘은 친한 친구들이 아닌 업무상 거래처 지인들과 플레이에 나섰다. 평소 일로 가끔 만나 술한잔 기울이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이지만 속 마음까지 터 놓고 지내는 사이들은 아니다. 최대한 줄건 주고 받을건 받는 상호 이해관계에 얽힌 사람들이랄까? 어쨋던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조심스럽게 플레이를 해야 하는 그다지 재미있다고는 할 수 없는 그런 라운딩을 해야하는 날이다.

 

첫홀 티잉그라운드에 올랐다. 한참 어드레스 자세를 갖추고 티샷을 준비하는데 지들끼리 업무상 일로 대화를 나눈다. 심지어는 사무실에서 걸려온 전화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고있다. 신경이 쓰인다. 친구들 같으면 "야 자식들아 좀 조용히 해 나 티샷 하잔아…"하며 한마디 했을 것이다. 그러나 자리가 자리인 만큼 아무소리 못하고 상한 기분을 안고 그냥 티샷을 날린다. 볼이 잘 맞을 턱이 없다. 사실 이날도 동반 플레이어들이 라운딩 내내 무매너로 플레이를 한건 아니다. 지킬건 지켰다. 다시 말해 티잉그라운드에 쫓아 올라와 티샷을 준비하는 동안 어설프게 헛스윙을 하며 나의 플레이를 방해한 사람은 없었다. 단지 티잉그라운드에는 플레이어만 올라 간다는 그 규칙은 지키면서도 그 규칙 내면에 깔려있는 다른 플레이어에 대한 배려까지는 염두에 두지 않았을 뿐이다.

 

티샷을 모두 마치고 세컨샷을 위해 함께 이동한다. 이동 중에 서로간의 사업상 목적을 위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각자의 볼로 자리한다. 하지만 대부분 아마추어들의 세컨샷은 깊은 러프속에 박혀있기 일수이다. 이때 열과 성을 다해 함께 볼을 찾아주는 사람, 건성건성 볼을 같이 찾아주는 척만 하는 사람, 다른 사람 볼이야 아에 신경 안쓰고 자기 볼에만 집중하는 사람 등 다양한 형태가 나타나게 된다. 물론 상대의 공을 함께 찾아야 된다는 규칙은 없다. 하지만 이런 작은 일 하나에도 상대에 대한 배려 등 남을 대하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나타나는게 골프다.

 

이런 골프의 매너는 실생활에서도 여지없이 나타나게 된다. 내가 협회라고 불리우는 단체에서 일을 하다보니 일의 특성상 화원사간 이견을 조정하는 업무가 주를 이루는데 당연히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서는 회의라는것을 자주 하게 된다. 그런데 이 회의에서도 개인의 골프매너가 여지없이 들어나게 된다. 물론 각자가 속해있는 회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리라 양보라는게 쉽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상대를 배려해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해 주는 사람, 배려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게 상대 이야기 중간에 훅 끼어드는 사람, 상대야 무슨 이야기를 하던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 끝까지 아무말 하지 않고 자리만 지키는 사람 등 그야말로 천태만상의 성격을 적나라하게 들어내게 된다.

 

어쨋던 나는 잃어버린줄 알았던 볼을 나의 동반 플레이어가 찾아주는 바람에 벌타없이 기분 좋게 세컨샷을 날렸다. 하지만 나의 세컨샷은 그린 주위에 포진해 있는 모래벙커에 빠지고 말았다. 오늘 참 초구부터 잘 풀리질 않는다. 벙커에 다달은 나는 나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가뜩이나 자신이 없는 벙커샷인데 벙커안은 온통 발자국 천지이다. 더군다나 나의 볼이 움푹 페인 발자국 안에 위치해 있다. 뒷팀에 대한 배려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앞팀의 전횡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이런 매너 없는것들…”

 

첫홀부터 여러가지 거슬리는 일들로 그날 골프는 완전히 망쳤다. 무심코 행한 상대방의 행동이 나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나는 무심코 내 성격을 드러내며 다른 사람의 플레이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을까?

 

골프란 운동은 늘 게임이 끝난 후 라운딩 도중 동반자의 게임을 위해 나는 얼마만큼의 배려를 했는지 그리고 나의 실수로 인해 상대방에게 실례를 범하지는 않았는지 스스로 생각해 보게하는 운동이다. 아울러 라운딩 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 자신의 숨은 모습을 동반자에게 적나라하게 노출 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인생역시 상대에게 얼마만큼의 배려를 하며 살아가는지 그리고 나의 실수로 인해 상대가 마음의 상처는 받지는 않았는지 늘 스스로 생각하며 행동할 때 그 사람을 매너있는 사람 또는 배려심 깊은 사람이라고 우리는 부른다. 과연 내가 남들로 부터 매너있는 사람으로 평가 받을지 아니면 배려심 없는 독불장군으로 평가 받을지 늘 염두에 두고 살아갈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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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0월 2일

    인생을 살다보면 “그때 만약 이렇게 했다면 지금 내 삶이 어떻게 변화되어 있을까?” 하는 부질없는 가정을 해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골프 역시 18홀을 돌고 점수표를 되세겨 보면서 이미 끝난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아쉬움 속에서 매 홀 후회와 가정을 반복하는것이 인생과 다를 바 없다. 자! 이제 나는 8번홀 이야기를 시작하기 위해 티잉그라운드에 서서 티샷을 위한 어드레스(스윙을 하기 직전의 볼에 대한 몸의 자세)를 잡는다. 이번 홀은 오른쪽으로 약간 굽은 350야드 도그렉(DOG LEG :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구부러져 있는 홀을 말한다. 구부러진 코스 모양이 하늘에서 볼때 개의 뒷다리 같이 생겼다고 해서 이렇게 불리워진다) 파4홀이다. 샷을 할때마다 “머리를 들지 말아야지, 허리를 돌려야지, 오른쪽으로 휘니 안전하게 왼쪽 언저리를 겨냥해야지” 하는 등 매번 오만가지 잡생각이 들지만 이런 잡생각을 과감히 떨쳐버리고 볼에만 집중한 결과로 나의 티샷이 그런대로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며 날아갔다. 시원하게 허공을 가르며 날아간 나의 티샷은 내가 처음 마음먹은대로 오른쪽으로 휘는 지점의 왼편에 정확히 안착했다. 내가 맘먹은데로 샷을 날린다는게 골프경기 중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희안한 일이라 내 자신도 어안이 벙벙한체로 세컨샷 지점을 향해 기분좋게 발걸음을 옮긴다. 나의 세컨샷 위치는 홀까지 약150에서 160야드 정도를 남겨놓고 페어웨이(FAIRWAY : 티에서부터 그린까지 이어지는 손질해 놓은 잔디길)에 안착한 그야말로 최상의 조건에 놓여 있었다. 흔치않은 챈스에 무슨일이 있어도 이번홀 최소 파(PAR)로 마무리 한다는 야무진 생각으로 세컨샷을 준비한다. 평소 150야드 정도면 7번 아이언을 잡고 운이 좋은면 온그린(On Green)되고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 그린 못미친 주변에 떨어트린후 칲샷(CHIP SHOT: 손목만을 이용한 어프로치의 일종으로 단거리에서 핀을 향해 치는 샷)에 승부를 걸어보는것이 나의 골프 패턴이었다. 그러나 파를 기대하며 투온을 목표로 한 지금 7번 아이언이 왠지 좀 짧지 않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빼 들은 클럽이 6번 아이언. 자신감을 가지고 힘껏 스윙해 본다. 손맛이 짜릿할 정도로 잘 맞은 샷이다. 볼이 그린을 향해 날아간다. "와! 오늘 골프좀 되는데!"하고 느끼는 순간 옆에 있던 캐디가 "어어어"하며 탄식을 한다. 볼은 그린을 훌적 넘겨 깊은 러프 속으로 쳐박히고 만다. 파에 대한 나의 희망이 산산히 부서지는 순간이다. 이때 "만약 6번이 아닌 평소대로 7번을 잡았더라면…."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쳐간다. 인생이나 골프에서 '만약'이라는 단어는 부질없는 일이라는것을 너무도 잘 알면서도 깊은 후회와 함께 '만약'이란 단어가 가슴속에 파 묻힌다. 그렇다. 만약이라는 말은 내가 한 어떤 행동에 대한 결과를 놓고 다른 행동을 했을 때 나올 수 있는 또 다른 결과의 가정(假定)을 의미한다. 즉 하지 않은 일을 했을 때의 결과를 가정하는 일이니 참으로 부질없는 일임에 틀림없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한다. 인생의 길이 수학처럼 답이 하나일 수 없기에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수많은 '만약'속에 살아가고 있다. 중요한 약속을 앞두고 시간을 맞춰야 하는데 고속도로가 꽉 막혀 로칼길로 접어들었다. 그런데 로칼길도 막히긴 마찬가지다. 결국 약속시간을 훌쩍 넘겼다. "만약 고속도로로 그냥 갔으면 약속시간을 지키거나 양해될 정도로 약간 늦지 않았을까"하는 사소한 '만약'에서 부터 직장을 옮기지 않았다면, 미국으로 이민을 오지 않았다면 하는 인생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약'까지 인생의 대부분이 이 '만약'이란 단어를 떠올리며 살아가게 된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만약'이란 단어는 생기지 않은 일에 대한 결과를 가정해 보는 부질없는 짓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이 부질없는 짓이 꼭 잘못되거나 나쁜일 같지는 않다. 살다보면 인생에서 똑같은 상황이 빈번히 반복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끔은 비슷한 경우가 반복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골프에서도 18홀을 돌면서 비슷한 상황이 가끔 연출되기도 하는것 처럼 말이다. 이때 이 '만약'이 경험이 되어 마음속에 자리 한다면 두번째 비슷한 상황에서는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도와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인생이나 골프나 수 많은 '만약' 속에서 경험을 쌓게 되고 똑같은 실수를 방지할 수 있게 이 '만약'이란 단어가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번 여덟번째 홀을 돌면서 '만약'이란 단어의 의미를 다시한번 되세겨보고 싶다. '만약'이란 단어가 그저 말 그대로 후회로만 연결된 부질없는 말로만 끝날수도 있고 이 '만약'이 경험으로 축적되어 내 삶의 선택에 큰 도움이 되는 단어로 연결될 수도 있기에 '만약'을 후회로만 남겨놓지 않고 인생의 경험으로 축적해 똑같은 실수를 두번다시 하지 않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고 다짐해 본다.
  • bostonlifestory
    2017년 9월 24일

    흔히들 골프와 부부생활이 비슷하다고들 한다. 왜일까? 전체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한가지 확실한것은 이 둘 다 내맘처럼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골프가 내가 맘 먹은데로 또는 내가 원하는데로 다 된다면 그건 이미 골프가 아닐것이고 마누라가 잔소리 없이 내맘처럼 고분고분 따라준다면 이 역시 내 마누라가 아닐것이다. 더욱이 골프란 운동이 내맘데로 되지 않는 쉽지 않은 운동인데 거기다 와이프와의 동반 라운딩에는 골프 에티켓 이외에 와이프의 신경을 자극하지 않게 더 유별나게 신경을 써야하니 이게 말처럼 행복하고 쉬운 골프는 아닌것이 틀림없다. 이처럼 내맘데로 잘 안되기 때문에 내맘데로 되게 하려고 온갖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골프와 부부생활이 비슷한것 같다. 자! 이제 이런 골프와 부부생활에 대해 생각해 보면서 7번홀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한다. 나의 부부동반 골프소식을 들은 한 친구가 나에게 귀뜸을 해 준다. "와이프랑 아무 문제없이 골프치려면 입을 굳게 다물되 입가에는 미소를 잃지 말고 과묵하되 나이스샷이란 말은 입에 달고 라운딩할것 또한 이래라 저래라 어설픈 잔소리는 금물이니 괜히 아는척 나서지 마라" 이것만 명심하면 부부간 즐거운 라운딩이 될것이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처음에는 “뭔 개소리야.. 와이프랑 재밋게 골프를 즐기면 되지 말조심하라니 골프는 몸으로 하는거지 입으로 하는것도 아닌데…” 그러나 친구의 조언은 진리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고 요즘은 부부동반 골프를 나간다는 친구에게는 내가 먼저 이 진리를 설파하고 나선다. 사실 부부와 함께 라운딩 하는것은 행복한 일이다. 모르는 사람과 예의를 갖추고 매너 좋게 골프를 즐기는것 처럼 와이프와도 매너를 지키며 골프를 즐기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와이프는 이 세상에서 나와 가장 가깝고 심지어는 나와 일심동체라는 그릇된 생각으로 에티켓과 배려 보다는 언제나 잔소리와 질책이 앞서게 된다. 솔직히 골프를 하다보면 가끔 자신보다 조금 실력이 모자란다 생각되면 서로 잘 아는 사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세가 어떻느니 스윙궤도가 어떻느니 한마디 하고싶어 입이 근질거리는 인사들을 만나게 된다. 한참 집중하고 라운딩을 하는데 이런 인사들이 끼어들어 한마디씩 해 데면 정신도 산란해지고 공도 잘 맞지 않는게 어떨때는 불쾌감 마저 들 때가 종종 있음을 나는 잘 안다. 이런 행동이 상대의 플레이를 망치고 기분까지 상하게 만든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신기하게 와이프와 골프를 할 때면 이런 나쁜 매너를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오래전 한국에서 친구와 함께 부부동반 라운딩을 가진적이 있다. 미국에서야 골프에 대한 접근성도 쉽고 부부끼리 라운딩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지만 골프 부킹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처럼 쉽지않은 한국에서야 자주 있는 일은 아닐뿐 더러 더욱이 나같이 한달에 한번 친구들과 만나 골프를 즐기고 그 외에는 일 때문에 골프를 치는 주말골퍼에게는 어쩌다 한번 있는 극히 드문 일이기도 하다. 이렇게 드물고 어렵게 찾아온 부부동반 라운딩을 활용해 부부간의 화목을 이루고자 집에서부터 온갖 부산을 떨며 산뜻하게 출발하지만 라운딩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은 경우가 흔이 있다. 이유가 뭘까? 내심 곰곰히 그날의 부부동반 라운딩을 되세겨보니 역시 주범은 그 잘난 나의 입에서부터 시작된것 같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한참 골프에 열중해 있는데 이러니 저러니 잔소리를 해 데면 나 자신도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와이프의 샷 하나하나에 뭐 그리 해 주고 싶은 말이 많은지 연신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떠들며 쫓아다니던 나의 모습이 생각났다. 얼마나 짜증이 났을까? 잘한다고 칭찬은 못할 망정 골프를 왜 그리 치느냐고 핀잔만 줬으니 집에 오는길이 이정도로 끝난것 만도 감사해야할 지경이다. 골프 스윙을 포함한 골프의 모든 습관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것이 아니다. 골프는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자기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스윙을 끝없이 만들고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처럼 몸에 벤 습관이 말 몇마디로 고쳐질까? 더욱이 실전 라운딩에서 그립을 바꿔바라, 어깨를 턱 밑으로 집어넣어라, 허리를 이용해라 등등 암만 말해봐야 실전에서 혼란만 주는 말들을 딴엔 신경써써 해 주는 금과옥조와 같은 조언인양 해 데고 있으니 이는 와이프를 배려하는것이 아니라 그날의 라운딩을 완전히 망치려고 작정한 행동밖에는 되지 않는다. 굳이 아내에게 조언하고 싶다면 라운딩 전에 “여보 연습장에서 연습하는 기분으로 맘 편히 라운딩 해” 이 한마디면 충분하다. 라운딩 중에는 “굿 샷! 와! 잘치는데 언제 그렇게 실력이 늘었어”하고 칭찬만 해 주면 된다. 한샷 한샷으로 엮어지는 라운딩에서 칠때 마다 잘못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는것은 아내의 게임에 리듬을 흩트러트리고 내 스스로에게도 스트레스만 가중시킬 뿐이기 때문이다. 진짜 조언은 게임이 모두 끝난 뒤 맛있는 식사를 하면서 또는 연습장에 같이 갔을때 “여보 그때 이렇게 한번 해 보지 그랬어? 그날 보니 백스윙이 좀 내려왔더라 등 진지한 마음으로 그날의 플레이를 함께 되세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부부생활도 마찬가지이다. 수십년을 다른 환경에서 자라다가 어느날 갑자기 눈에 불똥이 튀어 만난 두 사람이 모두 자기맘 같지 않은것은 당연한 일이다. 수십년간 몸에 벤 습성을 잔소리 몇마디로 고쳐지기를 바라는것 자체가 무리인것을 뻔히 알면서도 매번 서로가 잔소리를 해 데며 왜 그렇게 못하냐고 투정하고 싸우기 일쑤다. 딴엔 내 남편이, 또는 내 부인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정성을 다 한 조언을 해 주는양 하지만 순간 순간의 행동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것은 조언이나 배려가 아닌 지적질로 밖에는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진짜 고쳐지길 바라는게 있다면 순간 순간의 행동에 대고 잔소리 하지 말고 분위기 좋은 까페에서 또는 포장마차에서 소주한잔 같이 하면서 “이러는게 어때? 저러는게 어때?” 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게 훨씬 효율적일 것이다. 마치 골프에서 라운딩 순간 순간 지적질로 분위기 험악해 지지 말고 라운딩 후 차분이 이야기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것 처럼… 천금같은 조언과 충고에도 다 때와 장소가 있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아무리 선의를 가지고 해 주는 조언일지라도 때를 잘 못 맞추면 독이 된다는 사실, 더군다나 남도 아니고 부부사이에서는 이 때와 장소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 bostonlifestory
    2017년 9월 4일

    골프 이게 참 재미난 운동이다. 다른 운동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특히 골프라는 운동은 왠만한 집중력과 노력 없이는 원하는 만큼의 점수가 제대로 나오질 않는다. 나 같은 주말 골퍼들은 스트레스 풀려고 골프치러 갔다가 스트레스 왕창 쌓여 돌아오기 일쑤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맘 먹은데로 되지 않아 더 재미있고 다음에 가면 꼭 더 잘할 수 있을것 같은 마음이 들어 더 자주 필드에 나가고 싶게 만드는 운동이다. 또한 현격한 실력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싱글골퍼나 나나 실력에는 별 차이가 없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운동이다. 스윙폼도 그렇고 싱글골퍼나 나나 OB, 헤저드(HAZARD), 벙커(BUNKER) 똑같이 할 짓 다 하는데 희안하게 타수를 헤아려 보면 누구는 파(PAR)이고 누구는 꼭 보기(BOGEY)나 더블보기(DOUBLE BOGEY)이다. 도데체 이유가 뭘까? 한홀 한홀 끝날때 마다 이유에 대해 의문만 품지 그게 바로 실력차라는 것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더욱이 자신의 실수만 조금 줄이면 나도 곧 싱글골퍼가 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며 필드를 나서게 하는 희안한 운동이다. 자! 그런 의미에서 이번 5번홀은 싱글골퍼와 주말골퍼인 나의 차이점과 늘 점수차가 날 수 밖에 없는 그 이유를 찾기위해 ‘실력과 위기극복’이란 제목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한다. 전 홀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한달에 한번 친구들과 라운딩을 한다. 멤버의 구성을 살펴보면 아주 잘치는놈 1명, 그저그런놈 2명, 실력이 조금 떨어지는놈 1명 이렇게 4명이 모여 골프라는 것을 함께 한다. 이런 팀 구성은 내 친구들 뿐 아니라 대부분의 골프팀 구성에서 비슷하게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이제 5번홀에 다달았다. 싱글치는 놈이 티박스에 오른다. 참고로 골프에도 치는 순서가 있다. 홀에서 초구를 치는 사람을 아너(Honor :명예)라고 하는데 이는 전홀에서 타수를 제일 적게 친 플레이어가 차지하게 된다. 만약 전홀에서 동타가 나왔으면 그 전홀 타수를 따져 Carried Honor라는 이름으로 초구를 치게된다. 여기서 초보자들이 주의할 점은 오너(Owner)가 아니고 아너(Honor)라는 점 착오 없길 바란다. 티박스에 오르니 캐디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 한다 “이번 홀은 슬라이스홀이고 오른쪽이 OB인 파4 미들홀입니다.” 싱글골퍼가 이것저것 지형을 살핀 후 힘차게 샷을 내 지른다. 볼이 허공을 향해 힘차게 솟아 오르더니 오른쪽 OB지역으로 급하게 내 달린다. OB다… 아! 이게 왠일.. 겉으로야 “에고 OB네.. 너도 OB가 다 나네” 하며 안타까운듯 말 하지만 속으로야 “이게 왠떡! 잘 하면 이번홀은 내가 승리한다”하며 쾌재를 부르고 있다. 내 차례가 돌아왔다. 슬라이스홀이란다. 최대한 안전하게 가자… OB만 안나면 내가 두타이상 앞선다. 힘것 내지른 나의 샷은 ‘오잘공(오늘 제일 잘 맞은 공)’ 페어웨이 중앙으로 쭉쭉 뻗어 나간다. 이겼다. 하하. 나는 섣부른 승리를 확신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이번홀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안았다. 골프란 운동은 홀컵에 땡그렁 소리가 나야만 그 홀이 끝나는 운동이다. 이제 OB를 낸 싱글골퍼는 골프장 로컬룰 규정상 OB티에서 4번째 샷을 한다. 아! 볼이 그린을 향해 힘차게 날아간다. 포(4)온이다. 홀컵에서 약 15야드 떨어진 먼 거리지만 그래도 그린에 볼을 안착 시켰다. 그렇다면 나는? 세컨샷이다. 그린에만 올라가면 두타 앞선다. 하지만 내 실력에 투(2)온이 그리 쉬울까! 티샷이 잘 맞으면 세컨샷이 난조를 부리는건 아마추어 골퍼들의 숙명이다. 나 역시 그린 왼쪽 깊은 러프로 볼이 흐른다. 세번째 샷에서야 겨우 그린에 올린다. 말이 그린이지 홀컵을 훨씬 지나 프린지(FRINGE: 그린에 인접해 있는 외곽 지역의 짧은 잔디 지역) 근처에 겨우 머무른다. 그래도 같은 그린, 나는 쓰리온, 싱글골퍼는 포온, 내가 아직 한타 앞선다. 내 볼의 위치가 좀 더 멀리 있지만 싱글골퍼도 어차피 한번에 넣기는 쉽지 않은 거리다. 그렇다면 무리하게 퍼팅을 할 필요가 없다. 같다 붙이자. 소심하게 퍼팅을 하다보니 홀컵 근처에서 볼이 선다. 기미(GIMME : 홀과의 거리가 너무 짧아서 치나 마나 들어갈게 뻔할 경우 치지 않아도 인정해 주는 퍼트)거리가 안된다. 아마추어들이 제일 어려워 하는 2미터(약6.5피트) 거리에 내 볼이 서 있다. 다음은 싱글골퍼의 퍼팅차례, 평소보다 훨씬 시간을 소요하며 그린 경사면과 굴곡을 세심히 살핀다. 홀컵과 자기공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거리를 측정한다.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그리고 볼 앞에 자세를 잡는다. 마침내 일고의 주저함도 없이 퍼팅을 한다. 볼이 홀컵으로 빨려 들어간다. OB를 내고도 보기(BOGEY : 한 홀에서 기준 타수보다 한 타수 넘는 점수)로 막는다. 기가 막힌다. 이겼다고 확신하던 내가 이젠 반드시 이번 퍼팅을 성공시켜야 같은 보기로 겨우 비기게 된다. 완전히 전세 역전이다. 아마추어들이 가장 어렵다고 느끼는 2미터 퍼팅, 더욱이 상대방의 먼거리 퍼팅을 지켜본 후 치루는 퍼팅, 반드시 넣어야 한다는 중압감에 쌓인 퍼팅… 이게 내 실력으로 들어갈리 만무다… 역시 볼은 홀컵을 약간지나 멈춰선다. 상대방의 OB에 쾌재를 부르며 승리감에 도취된 이번 홀에서 ‘더블보기’로 역시나 싱글골퍼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번 홀 플레이를 되짚어 보자. 위기에 처한 싱글골퍼는 무서운 집중력으로 위기탈출에 온 정신을 집중시킨다. 첫번째 샷의 미스를 보완하는 두번째 샷을 위해 그는 클럽의 선택, 지형지물, 그린에 꽃힌 핀의 위치까지 세심히 확인하며 최선을 다 한 샷을 날린다. 반면 나는 어떠한가! 방향은 잡아 보지만 어디 내가 맘먹은데로 볼이 가긴 하나! 대충 근처만 설정하고 샷을 날린다. 그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경사면, 오르막 내리막, 거리 등 모든것을 고려하고 계산한 후 정신을 집중해 퍼팅을 성공시킨다. 그럼 나는? 오르막 내리막정도만 어설프게 그린을 읽는척 하다 대충 홀컵 근처로 가는 정도로 퍼팅을 한다. 이게 바로 프로와 아마추어 또는 싱글과 나와의 부정할 수 없는 실력차이라는걸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골퍼들 사이에 이런 말들이 오간다. "골프 싱글 되려면 집 한채는 말아 먹어야 된다." 다시 말해 골프에서 싱글이 되려면 많은 노력과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냥 골프채 쥐고 건성건성 필드에 나가 시간 때운다고 되는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런 노력과 경험이 실력으로 나타나게 되며 그 실력은 위기에서 큰 빛을 발하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골프 싱글 땅따먹기처럼 쉽게 되는게 아니다." ----------------------------------------- 인생에 있어서도 골프와 마찬가지로 많은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그리고 그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고 풀어 나가느냐가 그 사람의 실력으로 인정받게 된다. 따라서 실력있는 인재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과 노력이 필요하다. 마치 골프 싱글이 되기 위해 부단히 연습하고 노력하는 것 처럼… 컨설팅회사에서 인터넷벤처들이 모여 만든 정보통신부 산하의 비영리협회로 자리를 옮기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정통부로 부터 기업 정보화에 대한 사업이 시작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신생 협회로서 이번 사업을 관리할 수 있는 주체로 선정되어야 회원사에게도 면이 서고 무엇보다 정통부로 부터 인정을 받아 순조롭게 사업을 진행해 나갈 수 있는 자리를 확보하게 된다. 이러한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나 였지만 "그저 컨설팅 회사에서 매번 작성하던 컨설팅 기획서 처럼 작성하면 되겠지 뭐" 하는 생각으로 쉽게 생각하고 하루 반나절 만에 뚝딱 기획서를 작성했다. 마치 골프에서 지형지물, 바람의 세기와 방향 등 모든 조건을 세심히 살피고 샷을 준비하는 싱글골퍼와 다르게 그저 대충 치면 어디까지는 가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샷을 날리는 '나' 처럼 그저 현란한 문구와 눈에 확 뛰는 몇개의 도식만을 이용한 껍데기 기획서에 불과했다. 하루 반나절만에 뚝딱 만든 어설픈 기획서를 가지고 정통부 담당 과장과의 회의를 진행한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열심히 썰을 풀어본다. 하지만 정통부 과장이 땅따먹기로 오른 자리도 아니고 헛점 투성이인 기획서를 보고 하나 하나 지적하기 시작한다. "다 좋은데 이번과 같은 사업의 경험이 있는지요? 또한 어떻게 진행할지 구체적인 계획이 잘 보이질 않네요," "그리고 사례가 많이 부족한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포함해 서 다시 작성해 주셨으면 합니다." 마치 티샷에서 OB가 난것과 같은 위기 봉착이다.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가 없을 뿐 더러 과장과의 첫 대면부터 신뢰를 잃은것 같다.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인가? 정통부 과장과의 회의결과를 내 직속 상관인 본부장에게 보고한다. "구체적 사례를 들어 다시 작성해서 보고 하라는데요?", "우리가 생긴지 얼마 안되서 정부사업 경험도 없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가만히 듣고있던 본부장이 기획서를 꼼꼼히 살펴보기 시작한다. 그러고는 지시한다. "지금 이번 일에 참가시킬 만한 회원사 몇개를 추려 실무자들 회의를 소집하세요", "그리고 그 실무자들에게 이번 사업의 취지와 목적을 설명한 후 어떤 방향으로 진행할 것인지 알아보고 또한 회원사가 가지고 있는 기업정보화 경험이나 사례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서술하라고 하세요" "그런 후 회원사별 사례와 경험을 이번 기획서에 포함시켜 과장에게 다시 보고하도록 하죠." 그런 지시를 내리고는 정통부 과장에게 바로 전화를 연결한다. "아! 과장님 오늘 시간 되시나요? 저녁이나 함께하시죠. 드릴 말씀도 있고 오랫만에 편하게 과장님과 술 한잔 하고 싶네요…" 과장으로부터 약속을 받아내고는 서둘러 약속장소로 이동 준비를 한다. "어이 박부장! 같이 가자…" 본부장의 포스에서 짬밥과 경륜이 함께 뭍어 나온다. 위기에 봉착했을 때 일을 풀어나가는 방법이 몸에 벤듯 하다. “대충 이정도면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나와는 차원이 다르다. 역시 계급장은 가위, 바위, 보로 따내는 것이 아닌가 보다. 어떤 일을 해 나갈 때 미진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자신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원이나 능력을 최대한으로 정검하고 이를 총동원 하여 활용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인다. 또한 한번 잃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업무 외적인 인간적 측면까지 고려해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고자 노력한다. 다시말해 모든 역량을 발휘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경험과 위기대처 능력이 실력이고 그 실력은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는걸 나는 깨달았다. 직장인들 사이에 이런 말들이 오간다. "부서장이 사원보다 괜히 월급을 더 받는게 아니다.” 한 단체나 기업의 운영을 책임지기 위해서는 그 만큼 많은 경륜을 쌓아야만 가능하다. 또한 그 경험과 지식을 통해 위기대처를 위한 정확한 의사결정을 지시할 수 있게된다. 그것이 바로 ‘실력’이고 이 실력은 하루 아침에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부단한 훈련과 노력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다. 마치 골프 싱글이 되기위해 매일 연습장에서 훈련하고 골프 동영상을 수도 없이 돌려보며 시간 될 때 마다 필드에 나가 경험을 쌓아 나가는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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