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햄프셔 한인회 (조은경 회장)에서 주최하고 대한민국 주 보스턴 총영사관에서 후원하는 제 73회 광복절 기념식이 지난 토요일 (8월 11일) 뉴햄프셔 남동부 해안가에 위치한 그린랜드 연합감리교회 (담임: 한상신 목사)에서 거행되었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뉴햄프셔의 곳곳에 흩어져 사는 한인들은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이 날 기념식장에 제일 먼저 도착한 참가자는 뉴저지 주에서 사는 80대 교포였다. 딸이 살고 있는 뉴햄프셔에 방문하였다가 동포 신문에서 광복절 기념식 공지를 접하고 어린 손자까지 데리고 직접 운전하여 이 행사에 참석하였다는 이 동포의 열정은 일제시대를 직접 경험한 세대가 느끼는 광복의 감격이 얼마나 큰 지 보여주는 듯 하였다.
미리 도착한 참석자들은 기념식장 입구에 배치된 포스터에서, 안중근, 유관순, 윤봉길, 김구 선생 등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 선열들의 사진과 그들이 생전에 피끓는 마음으로 독립의 염원을 담아 남겼던 어록을 경건한 마음으로 대하는 모습이었다. 기념식에 앞서서, 식장 내부에는 독립운동의 흐름과 독립투사들의 항일투쟁사에 대한 영상물들이 방영되었다.
광복절 기념식 1부는 뉴햄프셔대학교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조은상 씨의 사회로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되었다. 국민의례 후 이어진 환영사에서 조은경 회장은 "이 기념식이 광복절의 의미와 역사의 교훈을 깊이 되새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조회장은, “우리 역사의 증인들은 사라져 가고, 우리 역사의 단편들은 왜곡되어 가고 있다”고 상기시키며,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억울하고 치욕적인 식민지 역사, 나라를 팔아먹고 일본에 부역했던 친일파 인사들의 역사, 억압 속에서도 조선독립을 희망하며 목숨 바쳐 투쟁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역사, 그리고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하므로 맞이했던 조국의 해방 직후에 강대국들의 힘겨루기 속에서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뉘어 져야 했던, 한반도의 분단의 역사” 등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연구하고 후세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그저 해마다 맞이하는 광복절이 아니라, 우리의 아픈 과거를 되새기고, 우리 자녀들에게 모국의 역사를 알리며, 이민자로서 더욱 당당하게 이 땅에서 살아나가며, 더욱 부강한 모국을 만들어 나가는데 일조하는 우리 차세대들이 자라날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나라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지켜나가며, 우리의 영토를 지켜 나가려는 노력을 다짐하고, 다시는 나라잃은 설움을 겪지 않고 물려주지 않겠다, 다짐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날 (11일)은 아직 문재인 대통령의 제 73회 광복절 경축사가 나오기 이전인 관계로, 조회장은 문 대통령의 지난 해 경축사 중 주요 내용을 전달하였고, 외국인 참가자들과 2-3세 동포들을 위하여 영문판 경축사의 일부도 대독하였다. 아래는 그 일부이다.
“The division of the nation is the unfortunate legacy of the colonial era that made it impossible for us to determine our destiny on our own in the midst of cold war rivalries. … Forgetting one’s history is tantamount to losing one’s roots. The Republic of Korea stands on the sacrifices and devotion of those who protected its name, regained the country and willingly answered the call of their country. … Every year on Liberation Day, we cannot help but look back on Korea-Japan relations. … Resolving the historical issues between Korea and Japan, including the wartime sexual slavery by the Japanese military and forced mobilization, should be based on international principles that consist of the restoration of the honor of the victims and compensation, the clarification of the truth, and a promise to prevent any recurrence in line with the universal value of human life and a national consensus.
The year 2019 is the 100th anniversary of the founding of the Provisional Republic of Korea Government. August 15, 2018, is the 70th anniversary of the establishment of the Government. To us, genuine liberation is to take the path to unite the people that were divided by foreign powers. In the process, even settling the issues of the history of the past century in pursuit of healing, reconciliation and unity will be possible.”
이어서 참석자들은 광복절 노래를 제창하고, “대한독립만세” 삼창을 하였다 (선창: 한윤영 고문). 한윤영 고문은 1945년 당시에 12살 소년으로서 맞이하였던 감격적인 광복의 순간을 지금도 기억한다고 소회를 전하며, 힘차게 대한독립만세를 선창하였다. 곧이어 광복 기념 및 조국을 위한 기도 (강산 목사, 뉴햄프셔 감리교회)로 광복절 기념식 1부를 마쳤다.
2부 순서는 광복기념 식사기도 (문은호 목사, 뉴햄프셔 한인교회) 로 시작하였다. 참석자들은 한인회에서 준비한 곤드레밥과 갈비탕 등 푸짐한 한식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한인회 고문단 (한윤영, 김섭, 박선우) 에서는 광복 73주년 기념 선물로 휴대용 손톱깎이 세트를 참석자들에게 증정하여 큰 인기를 끌었다. 식사 후에는 광복절 기념 친선 탁구대회가 열렸다. 우승은 탁월한 탁구 실력을 발휘한 그린랜드 감리교회의 조은상 씨에게 돌아갔고, 우승자와 참가자들에게는 상품권이 증정되었다. 조회장은, “상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에는 보다 많은 한인 동포 가정에서 어린 자녀들과 함께 광복절 기념식에 참석하여 조국의 역사를 알고 자신의 뿌리를 아는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하였다.
글/사진 뉴햄프셔 한인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