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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9월 3일 정동 문화체육관, 대학가요제가 역사적인 첫 걸음을 내디뎠다. 대학가에서 소박하게 개최되던 ‘캠퍼스가요제’를 브라운관에 구현하겠다는 MBC의 야심찬 시도는 과히 성공적이었다.  대학문화의 열정을 딱히 표출할 방법이 없었던 70~80년대, 대학가요제의 인기는 이 시대의 대중문화를 이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하늘 높이 치솟았다.  지금 50대를 바라보거나 이를 넘긴 중장년 층에게는 아련하지만 뚜렷히 떠오르는 시대의 아이콘이었기에 한인회보가 대학가요제의 과거를 되짚어 보았다. 

1977년 시작된 청춘의 상징 대학가요제

 

   제1회 대학가요제는 MBC 최초의 컬러시험방송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행사였다. 흑백과 컬러가 어설프게 교차하는 화면 속에서 촌스러운 학교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등장한 서울대 그룹사운드 샌드페블즈는 ‘나 어떡해’라는 노래로 첫 번째 대상을 거머쥐었다. 샌드페블즈는 순식간에 나팔바지에 고고춤을 추던 70년대 젊은이들의 스타로 등극했고, 그 열기는 곧장 대학 내 그룹사운드 붐으로 이어졌다. 지금 생각해 보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인기는 “나 어떻해”에 비해 별거 아닌것 같다.  대학생들은 물론 중고생들까지도 “나 어떻해”라는 노랫말을 입가에서 떠나 보내질 못했으니 말이다….

 

   이듬해 열린 제2회 대학가요제는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동시에, 가장 많은 스타를 배출한 행사였다. 노사연, 심수봉, 배철수 등이 참가했던 78년의 무대는 대학가요제가 지향하는 아마추어리즘을 선명히 보여줬다. 작사, 작곡에 피아노 연주를 곁들인 수준급 보컬실력을 자랑했던 심수봉은 본상 수상에 실패했다. ‘지나치게 프로다웠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제2회의 대상은 당시 유행했던 통기타와 장발 차림의 부산대 아카펠라 그룹 ‘썰물’이 차지했다.

또한, 대학가요제의 인기는 수많은 ‘유사품’을 낳았다. 대표적인 것이 78년 동양방송(TBC)에서 주최한 해변가요제였다. 78년 개최된 해변가요제는 2회부터 젊은이의 가요제로 이름을 바꾸며 3회까지 이어졌으나 전두환 정부의 언론 통폐합 정책으로 막을 내렸다. 1979년 경기도 가평에서 처음 개최된 강변가요제 역시 그 시대 젊은이들의 정서를 반영하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7,80년대의 암울한 분위기는 대학가요제를 비껴나가지 않았다. 80년 대학가요제 은상을 차지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연합밴드 마그마의 ‘해야’는 박두진의 ‘해’에 선율을 붙인 곡으로, 그 시대 저항문화의 상징이었다. 이 곡은 후에 연세대학교의 응원가로 사용되기도 했다.

 

   81년의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은 정오차의 ‘바윗돌’은 수상한지 한달만에 대중매체에서 사라졌다. “찬비 맞으며 눈물만 흘리고 하얀 눈 맞으며 아픈 맘 달래는 바윗돌, 세상만사 야속타고 주저앉아 있을쏘냐. 어이타고 이내 청춘 세월 속에 묻힐쏘냐.” 신군부가 광주사태의 여파를 ‘국풍 81’이라는 문화행사로 희석시키려던 때, ‘바윗돌’은 ‘불온사상 내포’라는 사유로 대학가요제 사상 처음이자 마지막 금지곡이 됐다. 94년 대학가요제에는 특별게스트로 초청된 서울대 노래패 ‘메아리’가 ‘선언’, ‘아침이슬’ 등의 민중가요를 불렀다. 87년 민주항쟁 이후의 자유로운 시대상을 증명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대학가요제, 가요계 등용문에서 뜨거운 감자로

 

   대학가요제는 재기발랄함과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대학생들의 창작곡 경연장이자 가요계 등용문으로 다수의 ‘스타’를 배출했다. 노사연, 배철수, 임백천, 심수봉, 조하문, 구창모, 김학래, 유열, 신해철 등이 80년대 까지 대학가요제 입상을 계기로 가요계에 정식으로 데뷔했다. 015B의 정석원, 김경호, 김동률, 배기성, 이한철 등은 90년대에도 꾸준히 대학가요제 출신 스타의 명맥을 이어갔다. 지난 2005년에는 여성 보컬 이상미를 앞세워 대상을 받은 ‘익스(ex)’가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2002년 강변가요제가 폐지되면서, 대학가요제의 위기설이 대두됐다. MBC 관계자는 “강변가요제가 초창기에는 참신한 노래와 신인을 발굴하는 창구 역할을 했으나, 최근에는 열기가 시들해졌다”면서 폐지 이유를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대학가요제에 대한 폐지 주장도 제기됐다. 흑인 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도입으로 대학가요제의 색깔은 한층 더 다채로워졌으나 대학가요제 특유의 순수성이 사라졌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음악평론가 김작가는 90년대 중반 음악 산업이 기획사 시스템으로 전환된 것을 대학가요제의 가장 큰 쇠퇴요인으로 꼽았다. “대중들은 새로운 음악에는 관심이 없고, 마케팅과 홍보에 힘입은 노래들만 듣는다. 여기서 대학가요제의 위기가 시작됐다.” 김작가는 연예인이 아니라 ‘음악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대학가요제 출신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대학가요제는 기성 가요가 갖지 못하는 신선한 음악적 자원을 공급하는 방향으로 활로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향수를 느끼게 하는 대학가요제 노랫말 들

 

   요즘 대학생 자녀를 둔 중장년층에게 복고바람이 불고있다.  유튜브에 가면 과거 70~80년대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모든 노래들을 추억과 함께 다시 들어볼 수가 있다.  그 추억과 향수가 담긴 노래들을 스마트폰에 저장하여 운전할 때 마다 듣곤 하는데 단지 노래만이 아니라 그 노래와 연관된 추억들이 되살아나 마음이 한결 차분해 짐을 느낀다. 

 

   암울한 시대였지만 이별과 슬픔, 사랑과 우정들을 소재로 구구절절 내 마음을 사로잡던 대학가요제 수상작의 노랫말들이 옛 추억과 함께 아련히 떠오는걸 보면 나도 이젠 늙었구나 하는 생각이 가슴속에 스며든다.  하지만 좀 늙으면 어떠한가?  그래도 그 시절 내 마음을 달래주던 노래들이 아직도 내 마음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음인데….

 

   여기 1979년도 MBC가요제에서 수상한 홍삼트리오의 “기도”에 흐르는 노랫말을 되세겨보며 이번주 “추억속으로”를 마치고자 한다.

 

아~~~아~~~아~~~아~~~
그리움에 불러보는 
아픈 내 가슴 속에 맺힌 그녀
나 언제나 한숨지며 그리워할때
성모앞에 드리는 기도 
내 님의 소식 전해주소서
가버린 님 언제나 오시려나 
그리워 지친 마음 오늘도 기다리네 
아~아~아~아~기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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