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복의 영시(英詩)  산책

장용복 선생님은 지난 4년간 뉴잉글랜드 한인회보에 <오페라 산책>, <서양 명화 산책>, <서양 고전 문학 산책>, <한국 서예 산책> 등을 기고하여 독자들에게 유익하고 재미있는 기사를 제공해 왔습니다. 작년(2016년) 말에는 심장마비로 큰 수술을 받으셨는데 완쾌되기도 전에 집필하신 <장용복의 영시 산책>을 보스턴라이프스토리를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하디 (Thomas Hardy 1840-1928)

이씨조선은 유교의 영향을 너무나 많이 받았다. 너무 예의에 집착하여 관혼상제가 너무나 번거롭고 체면 차리기에 급급하여 내심의 성실성을 잃어버렸다. 양반과 상민의 구별이 생겼고 여인을 천시하게 되었고 남녀칠세부동석이라고 해서 성을 너무나 억제하였다.

 

    영국에서도 빅토리아 여왕이 왕위에 있던 64년 동안에 (1837-1901) 이와 비슷한 점이 많았다. 사회는 극도로 보수주의가 되었다. 모든 행동은 규칙에 따라야했다. 옷 입는 법, 밥 먹는 법, 찻잔 드는 법, 대화하는 법, 법, 법, 법.

 

    성(sex)은 필요악(necessary evil)이고 대화의 주제가 될 수 없었다. 여성은 성적 욕망이 없는 것 같이 행동하여야 했다. 만일 여성이 하룻 밤이라도 혼외 정사를 하였다가는 '타락한 여인'(ruined or fallen woman) 내지는 '망가진 물건'(damaged goods)이라고 낙인 찍혔다. 그녀들은 명예를 잃거나, 쫓겨나거나, 자살까지도 했다. 유명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제목도 타락한 여인이란 뜻이며 그 당시에 생겨난 작품이다.

 

    우리에게 소설가로 알려진 하디(Thomas Hardy 1840-1928)는 그 시대에 살면서 인간의 욕망을 너무나 억제하는 가식의 사회에 불만을 느끼고 이를 주제로 소설을 썼다. <테스>가 그렇고 <무명의 주드>도 그렇다. 오늘 소개하는 시 <타락한 처녀>도 농촌에서 노동하던 처녀의 변화를 묘사하고 있다.

<타락한 처녀> The Ruined Maid

 

"오, 아멜리아, 내 친구야, 네 모든 게 일류가 됬구나!

도시에서 널 만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그리구 이렇게 훌륭한 옷과 사치를 어디서 구했니?"

"내가 타락한 거 몰랐어?" 라고 그녀는 말했다.

 

"O 'Melia, my dear, this does everything crown!

Who could have supposed I should meet you in Town?

And whence such fair garments, such prosperi-ty?"

"O didn't you know I'd been ruined?" said she.

 

"넌 남루한 누더기 같은 옷에 신도 양말도 없이 떠났쟌니.

감자 캐는데 신물 났었지, 호미로 잡초 뽑는 것도;

지금은 번쩍이는 팔찌차고 모자에 깃털을 셋이나 꽂았구나!"

"그래, 우리가 타락하면 이렇게 입는 거야" 라고 그녀는 말했다.

 

"You left us in tatters, without shoes or socks,

Tired of digging potatoes, and spudding up docks;

And now you've gay bracelets and bright feathers three!"

"Yes: that's how we dress when we're ruined," said she.

 

"농장 집에서는 '마나님' 이라던가 '나으리' 라고 말했고

'어디예' 그리고 '언지예' 그리고 '와예' 하더니, 이제는

네 말투가 '당신은' 하는 상류 사회 말과 같아졌구나!"

"타락하면 세련되는 거야" 라고 그녀는 말했다.

 

"At home in the barton you said 'thee' and 'thou,'

And 'thik oon' and 'theäs oon' and 't'other'; but now

Your talking quite fits 'ee for high compan-ny!"

"Some polish is gained with one's ruin," said she.

 

"그때는 네 손이 동물 발처럼 거칠고, 얼굴은 슬프고 더럽더니

이제 네 아름다운 손을 보니 내가 마법에 홀린 것 같고

네 조그만 장갑은 어느 숙녀한테도 맞듯 네 손에 맞는구나!"

"우리 타락하면 전혀 일을 안해" 라고 그녀는 말했다.

 

"Your hands were like paws then, your face blue and bleak

But now I'm bewitched by your delicate cheek,

And your little gloves fit as on any la-dy!"

"We never do work when we're ruined," said she.

 

"너는 집안 생활이 악귀들로 찬 꿈같다고 말하곤 했지

그리고 한숨을, 한숨도 크게 쉬었어; 그런데 지금은

두통이나 우울증은 전혀 모르는 것 같구나!"

"그래, 타락하면 제법 생기가 돌아" 라고 그녀는 말했다.

 

"You used to call home-life a hag-ridden dream,

And you'd sigh, and you'd sock; but at present you seem

To know not of megrims or melancho-ly!"

"True. One's pretty lively when ruined," said she.

 

"나도 깃털 달고, 훌륭하고 긴 가운 입고

섬세한 얼굴로 우쭐거리며 시가를 걷고 싶구나"

"내 친구야, 너처럼 설익은 시골뜨기는

바랄 수 없는 일이야. 타락하지 않았거든" 라고 그녀는 말했다.

 

"I wish I had feathers, a fine sweeping gown,

And a delicate face, and could strut about Town"

"My dear - raw country girl, such as you be,

Cannot quite expect that. You ain't ruined," said she.

 

    두 여인이 길에서 만난다. 전에 농장에서 같이 일하던 사이다. 아직도 농장에서 고달프게 일하고 있는 여인은 이미 농장을 떠나 숙녀로 변한 여인을 보고 깜짝 놀란다. 선망의 눈으로 쳐다보는 여인에게 "너는 타락하지 못해서 나같이 될 수 없어" 라고 좀 우쭐거리며 말한다.

 

   대부분의 行이 약강 약약강 약약강 약약강 (Who could / have sup posed / I should meet / you in Town) 이고 脚韻은 aabb ccbb ddbb ... 로 되어있다.

 

    하디에게는 30여년 동안 친하게 지낸 플로렌스라는 여자 친구가 있었다. 하디는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사랑을 느꼈으나 서로 결혼한 사이라 결합하지 못했다. <마을에 내린 폭풍우>는 그녀와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그리워하는 시인 것 같다.

 

<마을에 내린 폭풍우> Thunderstorm in Town

 

그녀는 날씬한 옷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폭우 때문에

마차 속 마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말은 섰으나, 우리는 움직이지 않은 채로

편안하고 따듯하게 계속 앉아 있었다.

 

She wore a “terra-cotta” dress,

And we stayed, because of the pelting storm,

Within the hansom’s dry recess,

Though the horse had stopped; yea, motionless

We sat on, snug and warm.

 

너무나 슬프고 고통스럽게도, 폭우가 그쳤고

우리 몸을 가려주던 유리창이 열리자,

그녀는 벌떡 일어나 문 밖으로 튀어 나갔다.

비가 일분만 더 계속 내렸더라면

그녀한태 키스를 할 수 있었을텐데.

 

Then the downpour ceased, to my sharp sad pain,

And the glass that had screened our forms before

Flew up, and out she sprang to her door:

I should have kissed her if the rain

Had lasted a minute more.”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아무도 안 보는 마차 속에 단둘이 앉았다. 분위기도 좋았다. 마차 바깥에서는 폭우가 내리고 있었으니까.

 

    정숙한 여인은 이제나저제나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화자는 용기를 모으는데 시간이 걸렸다. 비가 그치자 여인은 더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정숙한 여인이었으니까. 실망한 여인은 뾰로통해서 마차에서 용수철 튀듯 뛰어내렸다. 오호라 슬프도다. 미래가 달라질 기회를 놓쳤도다.

 

    시의 제목에서 폭풍우라함은 사랑을 이루지 못하게 한 외적 조건을, 마을이라 함은 말 많은 주위를 암시하고 있는 듯하다. 행의 길이는 일정하지 않지만 각운은 abaab cddcd 로 되어있다.

 

    하디는 두번째 부인이 읽어주는 하이얌의 시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장례는 국장으로 치뤄졌고 유해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혔다. 고향에 묻히고 싶어 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심장 만은 사별한 첫 아내의 묘 옆에 매장되었다.

 

    하이얌(Omar Khayyam 1048-1131)은 페르시아의 수학자, 천문학자, 철학자, 작가, 시인이다. 19세기에 피츠제럴드가 그의 시를 영어로 번역하여 <하이얌의 루바이야트>라는 제목으로 출판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루바이야트란 4行으로 된 聯으로 쓰여진 시라는 뜻이다. 4行聯(quatrain)은 고대 희랍이나 중국에서도 사용하였지만 하이암의 시가 읽히면서 다시 유행하였다. 하이암의 시 하나를 소개한다. 우리가 한 일은 우리의 책임이고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움직이는 손가락은 쓴다. 기록을 남긴 후

또 쓴다. 경건함이 깊어도 윗트가 많아도

기록에서 반 줄도 지우지 못하고

눈물 많이 흘려도 한 단어도 못 씻어 버린다

 

The Moving Finger writes; and, having writ,

Moves on: nor all thy Piety nor Wit

Shall lure it back to cancel half a Line,

Nor all thy Tears wash out a Word of it.  

Boston Lif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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