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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복의 영시(英詩)  산책

장용복 선생님은 지난 4년간 뉴잉글랜드 한인회보에 <오페라 산책>, <서양 명화 산책>, <서양 고전 문학 산책>, <한국 서예 산책> 등을 기고하여 독자들에게 유익하고 재미있는 기사를 제공해 왔습니다. 작년(2016년) 말에는 심장마비로 큰 수술을 받으셨는데 완쾌되기도 전에 집필하신 <장용복의 영시 산책>을 보스턴라이프스토리를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엘리자베스 브라우닝 (Elizabeth Barrett Browning 1806-61)

문학이나 예술하는 사람들은 감정이 너무나 풍부해서 이를 억제하기가 힘이 드는 것 같다. 그래서 일단 사랑에 빠지면 부모도 버리고 사랑의 도주(elope)라도 해서 사랑의 불을 태워야 직성이 풀리나보다. 그동안 소개한 바이런이 그랬고, 셸리도 그랬다. 오늘 소개하려는 여류 시인 엘리자베스 브라우닝(Elizabeth Barrett Browning 1806-61)도 연하의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과 사랑의 도주를 했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바이런이나 셀리같이 금새 꺼진 사랑이 아니고 엘리자베스가 죽을 때까지 15년 간 계속되었다. 엘리자베스는 로버트의 품에 안겨 소녀같은 얼굴로 행복하게 미소지으며 숨을 거두었다. 죽어서도 계속 사랑할 것을  확신하면서. 부인의 염원을 저버리지 않고, 로버트 역시 어느 여인의 구혼까지 뿌리치고 28년을 혼자 살다가 아들 집에서 죽었다.

그들의 사랑을 추적해 보면. 엘리자베스가 시인으로 명성을 날리기 시작했을 때 그녀보다 6살 아래인 무명의 시인 로버트가 그녀에게 편지를 보냈다,

 

당신의 시를 온 마음 다해 사랑합니다

당신의 시는 내 속으로 들어와

나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온 마음 다해 그 시들을 사랑하고

그리고 당신도 사랑합니다.

그런데 그녀는 자라면서 폐에 문제가 있었고 말에서 떨어져서 척추를 다치게 되어 반 불구의 몸이 되었고 평생 진통제를 복용하여야 했던 처지라 다음과 같은 시로 답변하였다,

 

저에게는 무엇하나 보여드릴 것도

무엇하나 들려드릴 것도 없답니다

제가 쓴 시가

저의 아름다운 꽃이라면

저의 나머지 부분은

흙과 어둠에 익숙한 뿌리에 불과하답니다.

 

    20개월 동안에 무려 600여 편의 편지가 왕래하였다. 그들이 처음 만난 후 그녀는 "그대가 처음 왔을 때, 그대는 영원히 가지 않았다" 라고 했다. 그녀의 아버지가 반대를 해서 둘은 몰래 결혼을 하고 사랑의 도주를 했다. 아버지는 다시는 딸과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들은 엘리자베스의 건강을 생각해서 이태리에 가서 살았다. 그녀의 어머니 쪽에서 유산을 받아 여유있게 생활하면서 서로 영감을 주고 받으며 창작을 했다.

 

   엘리자베스는 로버트를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그에 대한 사랑을 많은 시로 표현하였는데 너무 사적인 시라고 해서 발표하지 않고 있었다. 로버트의 강력한 권고에 따라서 44 편의 시를 묶어 <포르투갈 사람으로부터 온 소네트> (Sonnets from the Portuguese)라는 제목으로 출판하였다. 로버트가 엘리자베스를 애칭으로 "My little Portuguese" 라 불러왔던 것이다. 그 중에서 제일 유명한 소네트 43번과 14번을 소개한다.

 

    소네트 43번 <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구요?> 는 마지막에서 두번째 소네트로 이 시집의 결론이라고 보아도 되겠다. 영국 고금을 통해 가장 사랑을 받는 사랑의 시로 손꼽히고 있다. 읽어보자. (이재호 역을 조금 바꾸었다.)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구요?> 이재호 역

How Do I Love Thee?

 

내가 당신을 어떻게 사랑하느냐구요? 헤아려 보지요.

보이지 않는 존재의 목적과 은총의 극치를

내 영혼이 느끼기 위해 도달하려고 할 때 처럼

깊고 넓고 높게 당신을 사랑해요.

 

How do I love thee? Let me count the ways.

I love thee to the depth and breadth and height

My soul can reach, when feeling out of sight

For the ends of Being and ideal Grace.

 

당신을 사랑해요. 태양 아래서나 혹은 촛불 아래서,

매일 가장 조용한 시간이 절실히 필요한 만큼이지요.

당신을 자유롭게 사랑해요. 사람들이 권리를 위해 투쟁하듯;

당신을 순수하게 사랑해요. 사람들이 칭찬에서 돌아서듯.

 

I love thee to the level of everyday's

Most quiet need, by sun and candle-light.

I love thee freely, as men strive for Right;

I love thee purely, as they turn from Praise.

 

나의 옛 슬픔에서 벗어나려고 쏟았던 정열로써

또 무조건 믿던 어린 시절의 신앙으로써, 당신을 사랑해요.

지금은 식었지만 전에 성인들에게 주었던 사랑으로써

당신을 사랑해요. -- 내 평생 동안 쉰 숨과

 

I love thee with the passion put to use

In my old griefs, and with my childhood's faith.

I love thee with a love I seemed to lose

With my lost saints,—I love thee with the breath,

 

미소와 눈물만큼 사랑해요! -- 신이 택하신다면,

죽고 난 후 더욱 더 당신을 사랑하게 되겠지요.

 

Smiles, tears, of all my life!—and, if God choose,

I shall but love thee better after death.

 

    제1聯에서는 정신적이고 지적인 사랑을 표현하고 있으며 제2연에서는 일상 생활에서의 사랑, 강요 당함이 없이 자발적인 자유로운 사랑, 그리고 칭찬을 받거나 자랑하고 싶은 뜻이 전혀 없는 순수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제3연에 나오는 어린 시절의 신앙이란 종교적인 신앙이 아니고 산타클로스를 믿거나 아버지는 못하는 것이 없다고 믿는 그런 믿음이다. 聖人이라 함도 가톨릭교의 성인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지금은 실망했지만 무척 사랑했던 사람을 뜻한다.

 

    마지막 연에서는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사랑하고, 그동안 살아오면서 느낀 모든 즐거움과 슲픔 이상으로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죽어서는 생전의 사랑보다 더 사랑하고 싶다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소네트 14번 <당신이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도 자주 읽히는 시이다. 43번이 '어떻게' (How)인데 반해서 14번은 '왜' (Why)에 해당한다. 비교적 읽기가 쉽다.

 

<당신이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역자 미상

If Thou Must Love Me

 

그대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이유가 없이,

오로지 사랑을 위해서만 사랑해 주세요. 제발

"미소 때문에, 미모 때문에, 부드러운 말씨 때문에,

또 내 생각과 잘 어울리는 재치있는 생각 때문에,

그래서 그런 날 내게 기쁨을 주었기 때문에,

그 여인을 사랑한다" 라고는 말하지 마세요.

 

If thou must love me, let it be for nought

Except for love's sake only. Do not say

'I love her for her smile—her look—her way

Of speaking gently,—for a trick of thought

That falls in well with mine, and certes brought

A sense of pleasant ease on such a day'—

 

님이여! 사실 이러한 것들은 그 자체가 변하기도 하고

당신을 위하여 변하기도 합니다. 그러기에 그렇게

이루어진 사랑은 또 그렇게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내 뺨의 눈물 닦아주는 당신의 연민으로도 날 사랑하진 마세요.

당신에게 오랫동안 위안을 받다 보면 울음을 잃게 되고

그리하여 당신의 사랑을 잃게 될지도 모르지요.

 

For these things in themselves, Beloved, may

Be changed, or change for thee,—and love, so wrought,

May be unwrought so. Neither love me for

Thine own dear pity's wiping my cheeks dry,—

A creature might forget to weep, who bore

Thy comfort long, and lose thy love thereby!

 

오로지 사랑을 위해서만 날 사랑해 주세요. 그래야

사랑의 영원성으로서 당신이 날 언제까지나 사랑하지요.

 

But love me for love's sake, that evermore

Thou mayst love on, through love's eternity.

 

    위의 두 시는 14 行으로 된 소네트이다. 소네트는 페트랄카 식 소네트와 셰익스피어 식 소네트가 있는데 구조는 셰익스피어 식이지만 각운은 페트랄카 식 (abba abba cdcd cd) 에 더 가깝다. 律은 弱強五步 (How do / I love / thee? Let / me count / the ways) 이다.

 

    엘리자베스는 사업을 잘 하고 있는 부모 밑에서 교육을 잘 받았다. 워낙 총명해서 열살이 되기도 전에 고전을 읽었고 시를 쓰기 시작하였다. 독자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고, 계관시인 워즈워스가 죽고 테니슨이 그 명예를 이어받았을 때 유력한 후보자가 되기도 하였다.

Boston Lif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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