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복의 영시(英詩)  산책

장용복 선생님은 지난 4년간 뉴잉글랜드 한인회보에 <오페라 산책>, <서양 명화 산책>, <서양 고전 문학 산책>, <한국 서예 산책> 등을 기고하여 독자들에게 유익하고 재미있는 기사를 제공해 왔습니다. 작년(2016년) 말에는 심장마비로 큰 수술을 받으셨는데 완쾌되기도 전에 집필하신 <장용복의 영시 산책>을 보스턴라이프스토리를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23회 셸리 (Percy Bysshe Shelley 1792-1822)

겨울이 오면 봄도 머지 않으리! 너무나 잘 알려진 시 구절이다. 이 시를 쓴 셸리(Percy Bysshe Shelley 1792-1822)를 소개한다.

 

    셸리는 블레이크, 코울리지, 워즈워스, 바이런, 키이츠와 함께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시인이다. 낭만주의는 18세기에 전 유럽을 휩쓴 합리주의(Enlightenment)에 대항한 흐름이다. 합리주의가 과학과 지성을 기초로 한 반면에 낭만주의는 인성과 감성을 표현하고 자연을 구가하려는 운동이다. 셸리는 딴 낭만주의 시인에 비해서 시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 관심이 대단해서, 무정부주의, 사회주의, 무신론, 자유사상을 신봉하였고 사랑의 자유를 부르짖었다.

 

    이튼 고등학교에서는 동급생으로부터 학대를 받아 홀로 사색을 많이 하였다. 옥스퍼드 대학에서는 <무신론의 필요성> (Necessity of Atheism)이라는 팜플렛을 간행하여 퇴학을 당했다.

 

    그해 그러니까 19살 때 16살의 소녀와 가출하고 결혼을 했다. 그녀와 이상이 안 맞자 딴 여인들에게 눈을 돌렸다. 2년 만에 16세의 지적인 소녀와 또 가출, 부인은 상심하여 자살, 자살한지 한달도 안되어 같이 가출한 소녀와 재혼을 하였다. 재혼 한 후에도 여인들에게 눈을 팔았기 때문에 비난의 눈총이 대단했다.

 

    셸리가 이렇게 여인들을 사랑하고 사랑의 자유를 부르짖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새로운 연구 자료에 의하면 그의 자라난 배경이다. 셸리는 아름답고 정력적인 어머니와 밝고 사랑스러운 네명의 누이들이 있는 아주 여성적인 가정에서 자랐다. 자기 아내들, 누이들, 애인들을 통하여 자기 어머니와의 모성적 관계를 언제나 다시 이루고자 했던 것이다.

    

바이런과 친교를 맺어 함께 스위스에 머물기도 하였고, 유럽을 오락가락하며 자유를 누리기도 하였다. 마지막에는 이탈리아에 가서 살았다. 시인 헌트(Leigh Hunt)를 만나고 배를 타고 돌아오다가 폭풍을 만나 배가 전복하였다. 그의 시체는 여러날 후에 해변가로 표류되었는데 너무나 보기가 흉해서 화장을 하였다. 너무 끔찍해서 헌트는 마차 안에서 기다렸고 바이런은 도중에 현장을 떠났다. 후일 셸리와 바이런의 전기를 쓴 트렐로니(Trelawny)가 끝까지 남아서 재를 추려 로마에 묻어 주었다. 비석에는 '심장 중의 심장' (Heart of Hearts)이라고 색였는데 마음이 따뜻했다는 뜻인 것 같다. 그런데 그의 심장만은 화장하는 도중에 트렐로니가 집어 내었고 후일 아들과 함께 묻혔다고도 한다.

 

    셸리는 이렇게 30세를 채우지도 못하고 요절하였다. 그가 죽었다는 소식이 영국에 알려지자 어느 신문에서는 "셸리는 무신론적 시를 써 온 작가인데 물에 빠져 죽었다. 이제는 하느님이 있는지 없는지 알았을 것이다" 라고 비난조로 발표했다.

 

    "겨울이 오면 봄도 머지 않으리" 는 셸리의 <西風賦> (Ode to the West Wind)에 나온다. 오우드(ode)란 漢詩의 賦나 訟에 해당하는데 희랍에서 시작된 定型詩이다. 낭만주의 시인들이 많이 채택하였다. 여기서의 서풍은 영국 서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다. 영국 서편이면 신생 국가 미국이고 미국은 혁명, 자유, 새로운 아이디어의 나라이다. 바람은 대서양을 건너와 휘몰아치는 겨울을 재촉하는 바람이다.

 

    <서풍부>는 다섯 장으로 되어 있고 각 장은 소네트처럼 14 行으로 되어 있다. 너무 길어서 첫 네 장은 생략하고 결론에 해당하는 마지막 장을 풀이해보려고 한다. 첫 네장에서는 서풍이 불면서 행하는 일들, 일테면, 구름을 움직이고, 파도를 만들고, 나뭇잎들을 휘몰아치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일들을 열거하면서 서풍을 찬미하고 있다.

 

    마지막 장에서는 話者가 자신이 못하고 있는 일을 서풍에 부탁을 한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온 유럽에 전파해 달라는 것이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반드시 좋다고는 장담할 수 없지만 전파는 해놓고 볼 일이다. 이 아이디어를 통해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을에 떨어진 잎새들이 썩어서 거름이 되듯이, 씨가 땅에 묻혔다가 새싹이 되듯이. 그러나 화자는 전파할 능력이 없다고 한다. (이태리에 살고 있기 때문에 더 능력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힘센 서풍이 퍼트려 주기를 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서풍은 가을에 추운 겨울을 몰고 오기 시작하는데 겨울이 오면 봄 또한 곧 오지 않겠느냐, 자신의 아이디어가 소생하지 않겠느냐, 이렇게 희망을 걸고 있다.

<서풍부> 이재호 역

Ode to the West Wind

 

나를 너의 현금으로 삼아다오. 바로 저 숲처럼:

내 잎새들이 숲의 잎새처럼 떨어진들 어떠리!

너의 억센 조화의 격동은

우리 둘로부터 슬프긴하나 감미로운

깊은 가을의 가락을 얻으리라. 거센 정신이여, 네가

나의 정신이 되어라! 네가 내가 되라, 맹렬한 자여!

 

Make me thy lyre, even as the forest is:

What if my leaves are falling like its own!

The tumult of thy mighty harmonies

Will take from both a deep, autumnal tone,

Sweet though in sadness. Be thou, Spirit fierce,

My spirit! Be thou me, impetuous one!

 

내 죽은 사상을 온 우주에 휘몰아다오

새로운 출생을 재촉하는 시든 잎사귀처럼!

그리고, 이 시의 주문(呪文)으로

흐트려다오, 꺼지지 않은 화로의

재와 불꽃처럼, 인류 사이에 내 말을!

내 입술을 통해, 잠 깨지 않은 대지에

 

Drive my dead thoughts over the universe

Like withered leaves to quicken a new birth!

And, by the incantation of this verse,

Scatter, as from an unextinguished hearth

Ashes and sparks, my words among mankind!

Be through my lips to unawakened Earth

 

예언의 나팔이 되어다오! 오 바람이여,

겨울이 오면, 봄이 멀 수 있으랴?

 

The trumpet of a prophecy! O Wind,

If Winter comes, can Spring be far behind?

 

    소네트처럼 14 행으로 되어 있으나 음절은 행마다 같지 않다. 그러나 각운은 철저히 지켜서 aba bcb cdc ded ee 로 되어있다. <서풍부 >와는 달리 경쾌하고, 감미롭고, 유혹적인 <사랑의 철학>을 소개한다.

 

<사랑의 철학> Love's Philosophy

 

샘물은 강물과 섞이고

강물은 대양과 섞이며

하늘의 바람은 영원히

감미로운 감정과 섞이 듯이

이 세상 모든 것은 홀로가 아니지요

모든 사물은 법에 따라서

딴 것과 섞이는데

나도 그대와 섞여야 되지 않겠어요?

 

The fountains mingle with the river,

And the rivers with the ocean;

The winds of heaven mix forever

With a sweet emotion;

Nothing in the world is single;

All things by a law

In another's being mingle--

Why not I with thine?

 

보세요, 산은 높은 하늘과 키스하고

파도는 서로 맞 부닥치는데

암 꽃이 숫 꽃을 멸시한다면

용서할 수 없지요

그리고 햇빛이 땅을 적시고

달빛이 바다와 키스하는데

그대가 나와 키스하지 않는다면

이 모든 키스가 무슨 소용 있겠어요?

 

See, the mountains kiss high heaven,

And the waves clasp one another;

No sister flower could be forgiven

If it disdained its brother;

And the sunlight clasps the earth,

And the moonbeams kiss the sea;--

What are all these kissings worth,

If thou kiss not me?

 

    비교적 읽기 쉽고 애매한 표현이 없다. 행의 길이는 같지 않지만 각운은 abab cdcd ... 로 되어있다. 한 아이디어를 두 줄 이상으로 표현하는 것을 enjambment 라고 하는데 6, 7행이 그 예이고 문법대로 쓴다면:

 

All things mingle

In another's being by law.

 

    셸리의 두번째 부인은 메어리(Mary Godwin Shelley)로 공포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썼으며 남편이 죽은 후에 남편의 작품을 정리하여 보급하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 (이 부부는 그당시에 채식주의자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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