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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복의 영시(英詩)  산책

장용복 선생님은 지난 4년간 뉴잉글랜드 한인회보에 <오페라 산책>, <서양 명화 산책>, <서양 고전 문학 산책>, <한국 서예 산책> 등을 기고하여 독자들에게 유익하고 재미있는 기사를 제공해 왔습니다. 작년(2016년) 말에는 심장마비로 큰 수술을 받으셨는데 완쾌되기도 전에 집필하신 <장용복의 영시 산책>을 보스턴라이프스토리를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3회: 롱펠로 (Henry Wadsworth Longfellow 1807-82) (1)

하버드 스퀘어에서 브래틀 스트릿(Brattle Street)을 따라서 5분 쯤 걷다 보면 왼편에 마을 대장장이 프랫(Dexter Pratt)이 살던 집이 나온다. 그 집 옆에 오래된 크고 넓은 밤나무가 있었다. 대장장이는 나무 밑에 대장간을 세우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땀을 흘리며 일을 했다. 마을 아이들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 오다가 대장간 앞에서 대장장이가 불꽃을 튀기며 연장 만드는 것을 재미있게 구경하였다.

 

거기서 5분 쯤 더 올라가면 오른 편에 큰 저택이 나온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바뀌었지만 전에는 미국의 저명한 시인이자 교육가인 롱펠로(Henry Wadsworth Longfellow 1807-82)가 거의 반세기를 살다 죽은 곳이다.

(찰즈강이 내려다 보이는 이 저택은 巨啇 배설(Vassall)이 호화스럽게 지었다. 배설은 親英國派였기 때문에 혁명이 일어나면서 쫓겨나 영국으로 도망을 갔고 이 저택은 조지 와싱턴 장군이 독립군의 사령부로 이용하였다. 후에 크레이기(Craigie)가 사서 호화롭게 살다가 죽은 후 그 부인이 빚에 몰려 하숙을 치게 되었다. 하버드 교수로 있던 젊은 롱펠로가 여기서 하숙살이를 하다가 결혼을 하였는데 장인은 이 저택을 사서 결혼 선물로 주었다.)

롱펠로는 이 집에 살면서 대장장이 이야기를 시로 엮어 <마을의 대장장이> (The Village Blacksmith) 라고 이름을 붙였다.

 

(얼마 후에 밤나무가 너무 늙어 짜르게 되자 이미 성장한 마을 아이들이 짤린 나무로 안락의자를 만들어 롱펠로에게 주었다. 그 안락의자는 롱펠로 저택에 잘 보관되어 있다.)

 

이 시는 지금까지 일반 대중은 물론 시인들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아왔고 많은 사람들이 외우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비교적 쉽게 쓰여져 있기 때문에 한국 고등학교 영어 교과서에도 소개 되었다.

 

자, 크게 소리 내어 읽어 보자. 대장장이는 한 주일 동안 땀을 흘리며 열심히 일하다가 일요일에 교회에 나간다. 성가대에서 노래하는 딸의 노래를 들으면서 이제는 죽어 천당에 있을 부인을 생각하며 무쇠같은 손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는 대목에 이르면 우리의 눈에서도 눈물이 저절로 흘러 내린다.

 

두번째, 네번째, 여섯번째 行의 끝이 모두 같은 음으로 끝난다. 예로 첫 聯에서는 stands, hands, bands, 두번째 연에서는 tan, can, man 으로 끝난다.

 

롱펠로의 두번째 부인은 프랜시스였다. 그녀는 독립적인 성격으로 결혼할 마음이 없어서 롱펠로의 구혼을 처음에는 거절하였다. 그러나 롱펠로는 포기하지 않았다. 케임브리지에서 찰즈 강 다리를 건너 보스턴의 비컨힐(Beacon Hill)에 찾아가기를 7년, 드디어 그녀의 승락을 받아냈다. 결혼 선물로 장인으로부터 위에서 언급한 저택도 얻게 되었던 것이다.

 

(1906년에 롱펠로가 걸어 다니던 찰즈 강의 다리를 헐고 새 다리를 만들면서 이름을 롱펠로 브리지(Longfellow Bridge)로 바꾸었다.)

 

롱펠로는 하버드 대학 교수직을 그만두고 이 저택에 파뭍혀서 수많은 시를 썼으며 단테의 <신곡>도 번역하였다. (계속)

 

 

<마을의 대장장이>

(The Village Blacksmith)

 

가지가 많이 늘어진 밤나무 밑에

마을 대장간이 있다.

대장장이는 장사인데

그의 손은 큼직하고 근육만으로 되어있다.

갈색으로 탄 팔의 근육은

쇠 몽둥이처럼 강하다.

 

Under a spreading chestnut-tree

The village smithy stands;

The smith, a mighty man is he,

With large and sinewy hands;

And the muscles of his brawny arms

Are strong as iron bands.

 

머리카락은 뻣뻣하고 검고 길으며

얼굴은 햇볕에 그슬려있다.

이마는 정직한 일하면서 난 땀으로 젖어있고

능력껏 무엇이나 하며 돈을 번다.

그리고 세상을 떳떳하게 바라본다.

누구에게도 빚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His hair is crisp, and black, and long,

His face is like the tan;

His brow is wet with honest sweat,

He earns whate'er he can,

And looks the whole world in the face,

For he owes not any man.

 

매주 아침부터 밤까지

풀무 소리가 들리고

그가 무거운 망치로 때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는 저녁이 되어 해가 질 때

교회지기가 마을의 종을 치는 것 같이

같은 간격으로 천천히 울린다.

 

Week in, week out, from morn till night,

You can hear his bellows blow;

You can hear him swing his heavy sledge,

With measured beat and slow,

Like a sexton ringing the village bell,

When the evening sun is low.

 

아이들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다가

열린 문으로 들여다 본다.

불타는 용광로를 보면서,

풀무가 내는 우렁찬 소리를 들으면서,

타작 마당에서 튀어 오르는 겨처럼

타오르는 불똥을 잡으면서 좋아한다.

 

And children coming home from school

Look in at the open door;

They love to see the flaming forge,

And hear the bellows roar,

And catch the burning sparks that fly

Like chaff from a threshing-floor.

 

그는 일요일이면 교회에 가서

아들들 사이에 앉는다.

목사의 기도와 설교를 듣는다.

성가대에서 노래하는

딸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가슴이 벅차오르는 환희에 찬다.

 

He goes on Sunday to the church,

And sits among his boys;

He hears the parson pray and preach,

He hears his daughter's voice,

Singing in the village choir,

And it makes his heart rejoice.

 

그에게는 천당에서 노래하는

딸의 어머니의 목소리 같이 들린다.

무덤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하고

한번 더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단단하고 거칠어진 손으로

눈에서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는다.

 

It sounds to him like her mother's voice,

Singing in Paradise!

He needs must think of her once more,

How in the grave she lies;

And with his hard, rough hand he wipes

A tear out of his eyes.

 

열심히 일하고, 즐거워하고, 슬퍼하면서

앞을 보면서 살아 나간다.

아침이 되면 일을 시작하고

저녁이 되면 일을 끝낸다.

하던 일, 끝낸 일들이

밤에 편히 쉬게 해준다.

 

Toiling,--rejoicing,--sorrowing,

Onward through life he goes;

Each morning sees some task begin,

Each evening sees it close

Something attempted, something done,

Has earned a night's repose.

 

내 존경하는 대장장이 친구여,

우리에게 준 교훈에 감사를 드린다.

불타는 인생의 용광로에서

우리의 부유함을 만들어 내야 하고

울려 퍼지는 모루에서

타는 듯한 행위와 생각이 형성된다.

 

Thanks, thanks to thee, my worthy friend,

For the lesson thou hast taught!

Thus at the flaming forge of life

Our fortunes must be wrought;

Thus on its sounding anvil shaped

Each burning deed and thought.

 

(역자 미상)

Boston Life Story TV

보스턴 라이프 스토리는 보스턴 한인들의 소소한 삶을 정감있게 표현하여 함께 공유하고 더 나아가 아름다운 보스턴의 삶을 소개하고자 하는 사이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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