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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복의 영시(英詩)  산책

장용복 선생님은 지난 4년간 뉴잉글랜드 한인회보에 <오페라 산책>, <서양 명화 산책>, <서양 고전 문학 산책>, <한국 서예 산책> 등을 기고하여 독자들에게 유익하고 재미있는 기사를 제공해 왔습니다. 작년(2016년) 말에는 심장마비로 큰 수술을 받으셨는데 완쾌되기도 전에 집필하신 <장용복의 영시 산책>을 보스턴라이프스토리를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14회 셰익스피어 (Shakespeare 1564-1616) (1)

셰익스피어(Shakespeare 1564-1616)는 극작가로 명성을 날렸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시도 많이 남겼다. 소네트(sonnet)가 154편이나 된다. 그중에서 제일 많이 읽히는 소네트는 18번 <그대를 여름날에 비교해 볼까요?>이다. 사랑하는 연인을 여름 날에 비교하면서 여름 날보다 더 아름답고 온화하고 영원하다고 한다. 영국에서는 네 계절 중에 여름이 제일 아름답기 때문에 여름을 선택한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읽기가 힘들다. 셰익스피어가 반 세기전의 고어를 많이 썼을 뿐만 아니라 단어를 만들어 쓰기도 했기 때문이다. 소네트도 마찬가지로 읽기 힘들다. 뿐만 아니라 은유도 많고 의인화도 많다. 그래서 주석이 필요하다.

 

 <소네트 18번>

 

그대를 여름 날에 비교해 볼까요?

그대는 여름보다 더 아름답고 더 온화하지요

여름의 거친 바람은 오월에 이쁜 봉오리를 흔들어 놓지요.

또 여름은 너무 짧아요.

 

Shall I compare thee to a summer's day?

Thou art more lovely and more temperate:

Rough winds do shake the darling buds of May,

And summer's lease hath all too short a date:

 

때로는 태양이 너무 뜨겁게 비치고

자주 그 황금 얼굴이 구름에 가려 어두워 집니다

아름답던 만물이 그 빛을 잃는데

이것은 우연이나 자연의 섭리 때문이지요

 

Sometime too hot the eye of heaven shines,

And often is his gold complexion dimm'd;

And every fair from fair sometime declines,

By chance, or nature's changing course, untrimm'd;

 

그러나 당신의 영원한 여름은 지지도 않거니와

당신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이 사라지지도 않고

죽어서 지하를 방황하지도 않을 것이

그대가 나의 영원한 시 구절에 색여 있기 때문이지요

 

But thy eternal summer shall not fade

Nor lose possession of that fair thou ow'st;

Nor shall Death brag thou wander'st in his shade,

When in eternal lines to time thou grow'st;

 

사람들이 살아서 눈으로 읽을 수 있는 한

이 시는 살아서 그대를 영원히 살아 있게 해 주지요.

 

So long as men can breathe or eyes can see,

So long lives this, and this gives life to thee

 

    1-4 行: 연인을 여름에 隱喩하였고 여름을 擬人化하였다.  3행에 '오월'이 나오는데 영국에서는 오월이 초 여름에 해당한다. 4행을 '여름은 너무 짧아요' 로 번역하였지만 직역을 하면, 아파트 주인으로부터 아파트를 빌리듯 여름이 사계절로부터 여름날을 빌리는데 오래 빌리지 못한다. 그러니 너무 짧다는 뜻이다.

 

    5-8 행: 다섯째 행에 나오는 eye of heaven 은 태양을 뜻한다. 일곱째 행의 every fair from fair 란 '여름에 아름다운 것들이 많지만 그 모든 아름다움은 예외 없이' 라는 뜻이다.

 

    9-12 행: '죽어서 지하를 방황하지도 않을 것이' 는 '당신이 지옥의 어두움 속에서 방황하고 있다고 죽음의 사자가 자랑하지 못할 것이' 를 의역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lines of time 은 '운율에 맞추어 쓴 말들의 줄' 이라니까를 뜻하고, ow'st own  또는 owe 로 해석하면 되겠다.

 

    13-14 행: 결론에 해당한다. 나의 사랑이여, 당신은 여름 날보다 더 아름다워요. 그렇지만 내가 당신을 이렇게 시로 찬양하기 때문에 당신의 아름다움은 영원할 것입니다. 이렇게 공치사를 하고있다.

 

    이런 공치사는 <소네트 60번>에서도 나온다. 시간이 당신의 청춘을 앗아가고 아름다운 이마에 주름을 만들고 결국 죽음으로 몰아 부쳐도 당신을 찬양하는 나의 시 때문에 당신은 영원히 살아 남을 것이다. 이렇게 시인으로서의 자부심도 노래하고 있다.

 

<소네트 60번>

 

자갈 깔린 해안으로 파도가 밀려가듯

우리의 시간도 그 종말을 향해 서두른다

파도도 시간도 지나간 것과 자리를 바꾸며

계속해서 힘들이며 앞을 향해 재촉하고 있다

 

Like as the waves make towards the pebbled shore,

So do our minutes hasten to their end,

Each changing place with that which goes before,

In sequent toil all forwards do contend.

 

아이로 태어나 광명의 바다에서 떠올라

기어 다니다가 성숙하여 전성기에 도달할 때

비꼬인 일식이 그의 광채를 어둡게 하고

시간은 전에 주었던 젊음의 선물을 이제는 앗아간다

 

Nativity, once in the main of light,

Crawls to maturity, wherewith being crowned,

Crookèd eclipses 'gainst his glory fight,

And time that gave doth now his gift confound.

 

시간은 청춘에 피어오른 아름다움을 꿰뚫고

아름답던 이마에 주름을 파며,

자연이 만든 가장 귀한 모습을 삼켜 버리고

낫은 자라난 모든 걸 베어내어 남아나는 것 없도다

 

Time doth transfix the flourish set on youth,

And delves the parallels in beauty's brow,

Feeds on the rarities of nature's truth,

And nothing stands but for his scythe to mow.

 

그러나 바라건데, 나의 시는 영원히 계속 굳게 서서

잔혹한 손에도 불구하고 그대의 덕을 찬양할 수 있으리라.

 

And yet to times in hope my verse shall stand

Praising thy worth, despite his cruel hand.

 

    제1연에서는 시간을 바다에 비유하였다. (Like as 로 시작했으니 直喩이다.) 파도가 지나가면 또 파도가 오듯이 일분이 지나면 또 일분이 오면서 죽음을 향해 달려간다. 여기서 toilwork hard 이고 contendstruggle 이다.

 

    제2연에서는 인간의 생애를 태양에 은유하였다. 태양은 아침 바다에서 떠서 정오가 되면 제일 높은 곳으로 올라가 그 위용을 자랑한다. 그러나 일식으로 인해 빛은 가려지고 태양은 지고 만다. 이렇게 인생은 태어나서 전성기를 즐기다가 목숨을 빼앗기는 것이다. 시간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었다가 빼앗는데, 이는 <성경 욥기> 1장21절에서 따온 말이다: "알몸으로 어머니 배에서 나온 이 몸 알몸으로 그리 돌아가리라. 주님께서 주셨다가 주님께서 가져가시니." 첫행의 nativitybirth 이고 main of light bright sea 이고 wherewithwith which 이며 confounddestroy 이다.

 

    제3연에서는 시간을 농부에 은유하였다. 흙을 파서 밭 이랑을 줄맞추어 만들 듯 이마에서 주름을 만들고, 낫으로 수확을 다 짤라 먹는다는 것이다. Transfixpierce 이고 delvedig 이다.

 

    결론에 해당하는 마지막 두 행에서는 화자의 시를 의인화했다. 시는 죽지 않고 영원히 남아서 사랑하는 애인의 덕을 영원히 찬양하리라는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는 페트라르카의 소네트처럼 14 행으로 되어 있고 모든 행들은 10 음절로 되어 있다. 그러나 구조가 좀 다르다.

    페트라르카의 소네트는 대개 처음 8 행은 문제점을 제시하거나 열망을 표시하거나 현실을 직시하고, 나머지 6 행은 문제점을 해명하거나 해결안을 제시한다. 脚韻을 철저히 적용하여 첫 행과 네째 행이 같은 음으로 끝나고 두째행과 세째행도 같은 음으로 끝나서, 14행이 대개 abba / abba // cde / cde 가 된다.

 

    반면에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는 형식이 조금 바뀌어 4 행으로 된 聯(quatrain)이 3번 반복된 후 2 행으로 된 연(couplet)으로 마감한다. 마지막 연은 결론이라 할 수 있다. 각운은 abab / cdcd / efef / gg 의 형태를 이룬다.

 

    각운을 살펴보자. 마지막 두 행은 18번에서 see 와 thee 로 끝나고 60번에서 stand 와 hand 로 끝난다.

 

    율은 弱強五步 즉 약강 약강 약강 약강 약강 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면, 18번과 60번의 마지막에서 두번째 행은,

 

So long / as men / can breathe / or eyes / can see

And yet / to times / in hope / my verse / shall stand

 

60번 첫 행같이 예외도 있다.

 

Like as the waves make towards the peb bled sh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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