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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복의 영시(英詩)  산책

장용복 선생님은 지난 4년간 뉴잉글랜드 한인회보에 <오페라 산책>, <서양 명화 산책>, <서양 고전 문학 산책>, <한국 서예 산책> 등을 기고하여 독자들에게 유익하고 재미있는 기사를 제공해 왔습니다. 작년(2016년) 말에는 심장마비로 큰 수술을 받으셨는데 완쾌되기도 전에 집필하신 <장용복의 영시 산책>을 보스턴라이프스토리를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12회 말로우 (Christopher Marlowe 1564-93) (2)

말로우와 셰익스피어는 동갑이었다. 무대 예술에서 경쟁자이면서도 희곡 <헨리6세>를 공동으로 쓰기도 하였다. 말로우는 29세의 젊은 나이로 일찍 죽었기 때문에 연극은 셰익스피어의 독 무대가 되었지만 생전에 셰익스피어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말로우가 쓴 장편 시 <히로와 리안더> (Hero and Leander)를, 특히 이 시에 나오는 <첫 눈에 반하지 못하면, 사랑을 알까?>를 셰익스피어가 그의 희곡 <뜻대로 하세요> (As You Like It)에 인용한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말로우는 희랍 신화를 근거로 <히로와 리안더>를 쓰다가 술집에서 칼에 맞아 죽는 바람에 끝을 맺지 못했다.

 

    좁은 해협 헬리스폰트를 사이에 두고 유럽에는 아름다운 히로가 살고 아시아에는 늘씬한 리안더가 살고 있다. 비너스를 위한 대 축제가 벌어진 날 리안더가 해협을 건너서 축제에 참석한다. 리안더와 히로는 첫 눈에 사랑을 한다. 히로는 비너스를 섬기는 여 성직자로서 평생 처녀로 있어야 하는데 그 엄격한 규율을 그날 밤에 깨트리고 만다.

 

    그때부터 밤만 되면 히로는 살고 있는 탑에 올라가서 횃불을 켜 해협을 밝히고 리안더는 해협을 헤엄쳐서 건너가 꿈같은 밤을 보낸다. 어느날 밤 리안더는 해협을 건너다 폭풍을 만나고 횃불은 강풍에 꺼진다. 다음날 새벽 탑 밑으로 흘러 온 리안더의 시체를 본 히로는 리안더와 영원히 같이 살기 위해 탑에서 투신한다.

     이리하여 히로와 리안더는 비련의 연인(star-crossed lovers)의 명예로운 전당(Hall of Fame)에 들어가서 피라무스와 티스베, 로미오와 줄리엣, 트리스탄과 이졸데와 함께 독자들의 눈물을 자아내게 하고있다.

    <히로와 리안더>에 나오는 <첫 눈에 반하지 못하면 사랑을 알까?>를 읽어보자. 알아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고 사랑해서 알게 된다는 말같이, 話者는 첫눈에 반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설득하고 있다.

 

<첫눈에 반하지 못하면 사랑을 알까?>

Who Ever Loved, That Loved Not at First Sight?

 

사랑하고 미워하는 것은 우리 힘으로 안된다

운명이 우리의 의지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두 명이 경주를 하게 되면 시작하기 오래 전에

이 사람이 지고 저 사람이 이기기를 원한다.

그리고 두개의 금괴가 동일하게 보여도

그 중 하나를 특별히 좋아하게 된다.

 

It lies not in our power to love or hate,

For will in us is overruled by fate.

When two are stripped, long ere the course begin,

We wish that one should lose, the other win;

And one especially do we affect

Of two gold ingots, like in each respect:

 

그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의 눈이 쳐다보면서 결정하는 것이다.

심사숙고로 결정한다면 그 사랑은 약할 수 밖에 없다.

첫눈에 반하지 않으면 진정 사랑할 수 있을까?

 

The reason no man knows; let it suffice

What we behold is censored by our eyes.

Where both deliberate, the love is slight:

Who ever loved, that loved not at first sight?

 

    처음 두 行에서, 사랑하고 미워하는 감정은 우리의 의지에 의해 생기는 것이 아니고  운명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다음 네 행에서는 두가지 예를 든다. 두 사람이 경주를 할 때 우리는 경주가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 한 사람을 선택해서 그가 이기기를 원한다. 또 동일한 금 덩어리가 둘 있을 때에도 한 쪽을 더 좋아하게 된다. 이 두 경우에 왜 한 편을 더 좋아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다음 두 행에서는 이런 사랑의 신비를, 그리고 마지막 두 행에서는 결론을 내린다. 심사숙고해서 선택한 사랑은 약한 사랑일 수 밖에 없다. 첫 눈에 반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평생 진정한 사랑을 알지 못할 것이다.

 

    7, 8행을 제외하고는 두 행이 한 쌍이 되어 脚韻을 이루고 있다. 마지막 세 행을 W 로 시작해서 (What Where Who) 頭韻을 만들었다. 弱強五步로 모든 행이 10음절로 되어있다 (예외로 1행은 11음절이다).

 

    말로우의 대표적 작품은 비극 <파우스트 박사>이다. 15세기에 실존했던 마술사인 파우스트의 전설적 삶에 마법과 관련된 중세 민담을 가미해서 쓴 작품이다.

 

    파우스트는 논리학, 의학, 법학, 신학을 차례로 섭렵하고도 만족하지 못하고 갈증을 느낀다. 더구나 모든 인간은 죄인이고 따라서 죽어야 한다는 <성경>의 이론에 불만을 품고 악마의 힘을 빌려 전능한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 악마와 계약을 맺는다. 악마는 파우스트에게 초인적 능력을 부여하고 반면에 파우스트는 24년 후에 자기 영혼를 악마에게 바친다는 것이다. 이리하여 로마 교황을 우롱하기도 하고 트로이 전쟁을 일으키게 한 헬런과 사랑도 한다.

 

    24년은 금새 지나가고 절망과 후회속에 악마에게 끌려간다. 희랍 신화에 나오는 이카루스(Icarus)처럼 신의 뜻을 거스르면서까지 인간 능력을 초월하려다가 멸망하게 된 것이다. 이카루스는 너무 하늘 높이 날지 말라는 아버지의 충고를 듣지 않고 무리하게 태양 가까이 접근하다가 태양 열에 밀랍 날개가 녹아 추락한 인물이다:

 

밀랍 날개를 달고 자신의 한계를 넘어 비상하다가

날개가 녹아 하늘의 뜻에 따라 추락하였다.

 

His waxen wings did mount above his reach

And melting, heavens conspired his overthrow.

 

    두 구절을 발췌하였다. 첫 구절은 파우스트가 하느님을 버리고 마법을 찾기로 결정할 때의 독백이다.

 

<파우스트 박사> Doctor Faustus

 

죄의 대가는 죽음이라고? 너무 심하군.

만일 우리가 죄 없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자신을 속이고 우리 안에 진실이 없는 것.

왜 우리는 틀림없이 죄를 지어야 하고

그 결과로 죽어야 하나!

아, 우리는 영원히 죽어야 하는구나.

이것을 무슨 학설이라고 해야할까? 케 세라 세라?

될대로 되라? 신이여, 안녕!

차라리 마법사의 이 형이상학이

그리고 마술 책들이 진정 신성하다!

 

The reward of sin is death? That’s hard.

If we say that we have no sin,

We deceive ourselves, and there is no truth in us.

Why, then, belike we must sin

And so consequently die.

Ay, we must die an everlasting death.

What doctrine call you this? Che serà, serà?

What will be, shall be? Divinity, adieu!

These metaphysics of magicians,

And necromantic books are heavenly!

 

    첫 구절의 제2,3행은 <성경> 요한1서 1장8절이다: "만일 우리가 죄 없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자신을 속이는 것이고 우리 안에 진리가 없는 것이다." 바로 다음에 나오는 9절은 다음과 같다: "우리가 우리 죄를 고백하면, 그분은 성실하시고 의로우신 분이시므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우리를 모든 불의에서 깨끗하게 해 주신다." 파우스트는 하느님께서 속죄해 주신다는 9절을 무시하고 마술을 쫓기로 한 것이다.

 

    다음 구절은 파우스트의 두려움과 후회로 찬 마지막 독백이다.

 

<파우스트 박사> Doctor Faustus

 

별들은 계속 움직이고, 시간은 빨리 달리는데, 그 시간이 되면,

악마가 나타나고, 나 파우스트는 지옥에 떨어져야 할 몸.

아, 나는 내 신한테 뛰어 오르겠어!. -- 누가 나를 끌어 내릴까?

보아라, 보아라, 예수의 피가 하늘에서 흐르는구나!

한 방울만, 아니 반 방울만이라도 내 영혼을 구할 텐데: 나의 예수님!

아! 예수님의 이름을 부른다고 내 심장을 찢지 마라.

피가 지금 어디 있지? 사라져 버렸구나: 보아라, 저기 신께서

팔을 활짝 벌리고, 성난 눈섭을 치켜드는 것을!

산과 들아, 와서 내 위에 무너져 내려서

신의 심한 분노로부터 나를 숨겨라.

 

The stars move still, time runs, the clock will strike,

The devil will come, and Faustus must be damned.

Oh, I'll leap up to my God!—Who pulls me down?

See, see, where Christ's blood streams in the firmament!

One drop would save my soul, half a drop: oh, my Christ!

Ah, rend not my heart for naming of my Christ!

Where is it now? ’Tis gone: and see, where God

Stretcheth out his arm, and bends his ireful brows!

Mountains and hills, come, come, and fall on me,

And hide me from the heavy wrath of God!

 

    파우스트의 이야기는 너무나 매력적이기 때문에 괴테를 비롯한 문학가 뿐만 아니라 미술가 델라크루아와 음악가 베를리오즈, 리스트도 작품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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